금융지주 지각변동 … 신한‧KB에 삼성까지 합세 ‘빅3’ 시대 예고

2016-10-26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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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임이슬 기자]

아주경제 전운·한지연 기자 = 금융권이 요동치고 있다. 신한‧KB 등을 중심을 국내 금융시장에서 금융지주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형 금융지주의 등장까지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중간금융지주의 설립이 본격화되면 국내 금융시장은 사실상 지각변동에 돌입하게 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의 금융지주 설립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삼성생명이 지난 8월 이사회에서 의결했듯 삼성화재의 삼성증권 주식 613만여주(8.02%)를 시간외 취득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24일 삼성증권 주식 613만2246주를 2342억5200만원에 시간외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증권 주식(특별계정 제외)은 11.14%에서 19.16%로 증가했다. 금융지주 설립을 위한 대주주 자격요건에서 10.84% 부족한 수치다.

삼성생명의 이런 움직임은 지난 1월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 37.45%를 전량 인수키로 한 데 이어 10개월 만이다. 삼성생명은 당시 삼성카드 지분을 71.86%까지 확대했다. 삼성생명은 삼성자산운용 지분 98%도 보유 중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생명의 삼성증권 지분 매입과 관련해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발판 다지기로 보고 있다.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는 상장회사 지분 30%, 비상장사 지분 50%를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한다. 삼성그룹은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계열사 지분을 계속 사들이고 있다.

삼성의 금융 계열사들이 본격적으로 한 배를 탄다면 국내 4대 금융지주와 비교해 손색없는 모습을 갖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올해 상반기 사업보고서를 보면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4개 삼성 금융계열사는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총합이 1조4489억원으로 집계됐다. 계열사별로 삼성생명의 순이익은 6413억원을 기록했고, 삼성화재는 5221억원, 삼성카드 1857억원, 삼성증권 998억원 등이다.

같은 기간 금융지주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을 달성한 신한금융지주의 순이익은 1조4881억원 수준이다. 

삼성 금융계열사는 자산 규모도 은행을 보유한 금융지주와 견줘 손색이 없다. 올 상반기 집계된 4대 계열사 자산총액은 377조536억원이다.

삼성생명의 자산이 256조8445억원으로 가장 컸고, 삼성화재 66조6982억원, 삼성카드 19조3669억원, 삼성증권 34조1040억원 등을 기록했다. 

이는 신한금융지주의 자산 390조2853억원에 이어 2번째로 큰 규모다.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자산규모는 각각 343조1981억원, 326조6851억원으로 삼성 금융계열사 자산총액에 크게 못 미친다.

특히 삼성의 4대 금융계열사들이 매년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삼성생명은 올 상반기 자산총액이 지난해 말과 비교해 11.74%나 커졌고, 삼성화재와 삼성카드의 자산총액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6.35%, 5.26%씩 커졌다.

삼성증권의 자산규모도 지난해 말보다 13.33%나 커졌다. 반면, 신한, KB, 하나금융지주의 성장률은 각각 5.41%, 4.26%, 0%에 그쳤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회사가 되려면 금융자회사 지분을 30% 이상 보유해야 하고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번 지분 매입은 삼성생명이 금융지주가 되기 위한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며 "이로써 국내 금융시장은 신한과 KB, 삼성이 이끄는 빅3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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