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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금융지주의 은행 쏠림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은 그동안 비은행 부문을 강화한다고 밝혔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KB금융·하나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지주의 전체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들어 더욱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비은행 금융 계열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은행 의존도가 더욱 높아진 것이다.
KB금융지주는 KB국민은행이 3분기까지 1조165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전체 순이익(1조6898억원)의 69% 비중을 보였다. 작년 65%에서 4%포인트 커졌다. 하나금융지주도 KEB하나은행의 순이익(1조2608억원)이 지주 전체 순이익(1조2401억원)을 웃돌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자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성을 높여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는 금융지주사들의 전략이 실패로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은행 의존도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에 금융지주사들도 당장 실적을 위해 은행 중심의 예대마진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로 최근 들어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에 나섬에 따라 가산금리를 속속 올리고 있다.
은행연합회 공시자료를 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9월 분할상환식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연 2.77~3.17% 수준이다. 이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췄던 지난 6월 연 2.66~2.82%에서 상승한 수치다.
이는 은행들이 기준금리가 내려간 만큼 가산금리를 높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주요 은행의 기준금리는 6월 연 1.53~1.57%에서 9월 1.46~1.52%로 소폭 하락한 반면, 가산금리는 같은 기간 연 1.13~1.26%에서 1.25~1.70%으로 올랐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금리 상승으로 은행 예대마진이 다소 개선되면서 금융지주사들이 3분기 눈에 띄는 실적 향상을 보였다"면서 "하지만 은행 이외에 증권, 카드, 보험 등 비은행 부문의 수익성이 저조했고, 향후 전망도 그리 밝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