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시정연설, 국회 협치 시동…국정동력 회복은 미지수

2016-10-23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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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경제위기 극복 위해 국론결집·정치권 단합 호소…경제활성화·노동개혁 관련법 처리 촉구

최순실·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언급 안할 듯… 송민순 회고록 논란 언급할지 주목

[사진=청와대]



아주경제 주진 기자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정국에서 정면돌파를 선택한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국회에서 열리는 201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국회 협조를 당부하며 협치에 시동을 건다.

박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현 시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 인한 안보 위기이자 대내외 악재로 인한 경제 위기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위기 대응을 위한 국론 결집과 정치권 단합을 당부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경제 문제 해법으로 국회에 계류된 규제프리존특별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의료법 개정안 등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과 노동개혁 4법의 신속한 처리를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위해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대규모 실업 사태와 지역경제 침체가 우려된다는 점에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당 법안들의 시행이 시급하다는 논리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과정에서 북한에 먼저 의견을 물어봤다는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 논란의 경우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관여돼 있다는 점에서 정쟁을 부추길 수 있다고 보고 언급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박 대통령이 북한 인권을 고리로 회고록 논란을 우회적으로 비판할 가능성도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시정연설 기조는 그동안 야권이 제기해온 미르·K스포츠재단과 최순실 씨 의혹의 진위를 검찰 수사로 가리는 것으로 정리한 만큼, 이제는 정치권이 화답해 정쟁을 멈추고 법안과 예산 처리 등 본연의 업무에 속도를 내달라고 메시지를 던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차원에서 박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다시 한 번 최 씨와 재단 관련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엄정한 처리 방침을 밝히는 방안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난 20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라고 방침을 밝힌데다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이미 충분히 설명한 만큼 언급하지 않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이번 시정연설을 통해 이완된 국정동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순실 및 미르·케이(K)스포츠 재단 의혹'이 연일 꼬리를 물고 터져 나오면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2주 연속 취임 이후 역대 사상 최저치를 경신, 조기레임덕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게다가 이번 예산국회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등 박 대통령 중점사업에 대한 예산 삭감, 법인세 인상, 누리과정예산 등을 두고 여야간 이견차가 크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미르·K스포츠재단과 관련된 문화융성사업 예산은 전액 삭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비선실세 의혹 인물 중 한사람인 차은택씨가 관여하고 있는 문화창조융합벨트 구축사업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사업의 예산은 올해 904억 원이 배정됐으며, 내년도 예산안에선 1,278억 원으로 증액돼 있다.

민주당은 또 케이밀(K-Meal) 사업과 농업국제혁력(ODA) 사업 기금의 일부가 미르재단으로 흘러갔다는 의혹을 지적하면서,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수산물유통공사(aT)의 해당 예산은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박 대통령이 예산안 정국의 최대 쟁점인 '법인세 인상'과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사업) 예산에 대해 언급할지 주목된다.

민주당·국민의당 등 야권은 서민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법인세 인상의 불가피함을 강조하는 반면, 새누리당은 '법인세 인상은 사실상 서민증세'라며 정면 반박하고 있다.

누리과정 예산의 경우 야권은 국고로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는 등 이번 예산국회에서만큼은 누리과정 예산 부족에 대한 근본적 방책을 수립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새누리당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증가로 정부의 추가지원은 불필요하다며 정반대의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이들 현안은 여야가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어 예산안의 법정시한 내 처리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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