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사령탑 기상도-⑥] 변신 꾀하는 ‘김정주vs 방준혁vs 김택진’, 엇갈린 표정

2016-10-2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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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청년 CEO ‘3J’ 어느덧 중년, 은둔형 탈피…시련‧기회‧불안 ‘엄습’

(왼쪽부터) 김정주 넥슨 창업주, 방준혁 넷마블 의장, 김택진 엔씨 대표.[사진= 각사]


아주경제 송창범 기자 = ‘은둔의 경영자’란 공통 별명을 갖고 있던 게임업계 1세대 김정주 넥슨 창업주,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최근 별명과 달리 대외적으로 크게 부각되고 있어,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게임업계 벤처사업가로 이름을 알리며 게임산업 부흥을 이끌었던 20~30대 청년 CEO들이 어느덧 40대 후반의 중년기를 맞은 만큼, 변신을 꾀할 시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최근 대외적으로 부각되는 서로의 표정은 완전히 엇갈리고 있다.
게임 1세대 중에서도 맏형으로 불리는 넥슨의 지주회사 NXC 김정주 대표는 게임사업과는 전여 무관한 검찰수사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반면, 한때 침몰 직전까지 갔던 넷마블을 일으켜 5년 만에 2위까지 치고 올라가게 만든 방준혁 의장은 ‘승부사’란 별명을 새로 갖게 됐다. 넷마블에 발목을 붙잡혀 주춤했던 엔씨의 김택진 대표는 광폭 투자를 통한 보폭 넓히기에 돌입하면서 역시 예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각각 이름의 이니셜인 JJ, JH, TJ를 따 ‘3J’로 불릴 만큼, 비슷한 스타일을 보여 왔던 이들이 50대를 앞두고 달라졌다.

김정주 대표와 김택진 대표는 서울대 1년 선후배 사이로 동지적 관계를 이어왔으나, 올초 경영권 분쟁 후 갈라졌다. 대신 아이러니하게도 김택진 대표는 자신을 3위로 끌어내린 방준혁 의장과 지분 동맹을 맺었다.

반면 방준혁 의장은 이들과는 완전 다른 ‘고졸 중퇴 신화’를 써가며 ‘흙수저’의 성공신화를 새롭게 만들어 가고 있다. 하지만 방 의장은 ‘온라인 게임의 살아있는 신화’로 불리는 김정주 대표와는 또 동갑내기 친구로 통한다.

김정주 대표는 1994년 넥슨을 창립, 연매출 1조8000억원대 규모의 국내 1위 게임사로 성장시킨 주인공이다. 게다가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연평균 매출 성장률을 약 30%나 끌어올리게 만드는 솜씨를 보이기도 했다.

다만 올해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다. 진경준 검사장의 주식거래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어 타격이 크다. 이에 따라 최근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갑자기 사임을 선택한 것처럼, 김정주 대표도 최악 상황 시 모든걸 내려놓을 가능성도 있다는 평가다.

이에 넥슨 측은 현 위기돌파를 위해 하반기에만 20여종의 모바일게임 신작 출시 계획 예고와 함께 ‘지스타 2016’ 역대 최대부스(400부스) 참여라는 물량 공세 등 공격적인 행보로 승부수를 이미 던졌다.

반면 방준혁 의장은 이를 기회로 삼아 1위까지 노린다. 아직 격차가 크지만 1위 사업자가 흔들리고 있고, 2위까지 끌어올린 저력과 모바일게임 시대를 내다본 선견지명, 끊임없이 도전하는 자수성가형의 경험이 합쳐지면 가능도 하다는 것.

‘3J’ 중 가장 늦은 2000년 회사를 설립하고, 중간에 5년 간의 공백이 있었음에도 넷마블을 업계 두번째로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시켰다. 방 의장은 이 성과를 바탕으로 늦어도 내년초 코스피 상장을 추진, 글로벌 진출 확대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국내시장에서의 영향력 약화는 현재 약점으로 꼽힌다. 세븐나이츠 등으로 해외매츨에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이데아‧콘 등 대형신작들이 국내시장에서 기대만큼 흥행을 하지 못하고, 넥슨의 신작들에 추격을 허용하고 있는 부분은 풀어야 할 숙제다.

김택진 대표는 1997년 회사를 설립 후, 바로 온라인게임 ‘리니지’로 게임업계 강자로 떠올랐다. 급성장은 없지만 국내 장수 인기게임 ‘리니지’로 아직도 명성을 이어오고 있는 만큼, 기복 없는 성장세를 만들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지난해 넷마블의 급성장에 3위로 밀려나면서 노란불이 켜졌다. '3J' 중 유일하게 회사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는 김택진 대표는 즉각 ‘리니지 레드나이츠’를 앞세운 모바일사업과 함께 색다른 투자를 위한 빠른 결정을 내리고, 드론 제조사, 전자결제업체, 웹툰, 웹소설업체 등에 600억원을 투자했다.

일각에서는 모바일게임 흐름에 뒤늦게 대응하면서 불안을 느낀 김 대표가 신작 게임 실패에 대비한 ‘보험용’과 함께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방안으로 관측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지스타 2016’에 불참키로 결정, 김택진 대표의 행보가 어느 쪽으로 기울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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