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를 중심으로 '짠테크'가 유행이다. 짠돌이와 재테크를 합성한 말로, 아끼고 저축해 자산을 모으는 것을 의미한다. 짠돌이·짠순이 생활을 즐기는 ‘짠즐’, 출퇴근 교통카드 외에는 돈을 쓰지 않고 하루를 보내는 ‘노머니데이’ 등도 인기다.
짠테크 유행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서 비롯됐다. 취업난, 불안정한 직장, 전월세 부담 등 20~30대가 직면한 현실이 녹록지 않은 게 사실이다.
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글로벌 경제의 불황으로 인해 저금리와 불경기가 이어져, 마땅한 재테크 방법을 찾지 못하는 것도 원인이다.
활용할 만한 짠테크 방법으로 월생활비를 항목별로 봉투에 넣어 지출 관리하기, 저축을 늘리는 봉투가계부 및 여러 개의 소액통장만들기, 다이렉트 보험 활용하기, 매월 5%씩 저축을 늘리는 5%룰 지키기 등이 있다.
그런데 실제로 짠테크가 유용한 방법일까에 대한 의문도 생긴다. 최근 인터넷에 8년 만에 10억원을 모았다고 비법을 소개한 글을 본적이 있다.
8년 동안 안 먹고, 안 입고, 안 쓰고, 여행 한 번 안 가고, 중고차를 타며 20평 아파트에 살면서 악착같이 모았다고 소개했다. 단, 성취감은 있지만 삶이 변한 것은 없다고 한다.
우선 10억원을 모았다는 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런데 '10억원을 왜 모았을까'에 대한 고민은 없다. 한때 10년 동안 10억원을 만들어 경제적 자유를 누리자는 카페가 인기를 끌었다.
지금도 맥이 이어지고 있으나 시들해진 모습이다. 왜냐하면 돈을 모을 수는 있겠으나, 더 큰 많은 것들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저축금액을 늘리기 위해서는 비용을 줄여야만 하므로, 도시락을 싸야 하고 저녁 약속이나 술자리는 금물이다. '이렇게 한 달을 살았더니 주변 사람들이 다 떠나더라'는 후회의 글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아끼고 알뜰하게 사는 것은 재테크의 기본이다. 하지만 짠테크만으로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매월 300만원씩 아껴 저축하면 매년 3600만원이 모이고, 10년이 지나면 3억6000만원이 된다.
하지만 10년간 주택구입, 차량교체, 자녀교육비 등 수많은 지출들이 발생하게 되고 중도에 저축금액이 줄어들게 된다. 허리띠만 졸라매는 데는 한계가 있고, 삶의 질도 매우 낮아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짠테크에 성공할 수 있을까? 아끼고 절약해서 종잣돈을 모으는 짠테크와 이렇게 모인 종돈을 불려나가는 투자전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구두 밑창이 닳지 않도록 징을 박아서 신고 다녔던 고 정주영 회장, 50년 넘게 같은 집에서 살고 있는 워런버핏을 검소한 부자의 예로 꼽는다.
하지만 이들은 검소한 생활을 하면서 사업이나 투자를 병행해 지금의 부를 이룬 것이다. 자수성가한 부자들의 공통점은 여유로운 삶을 살면서도 자산을 꾸준히 늘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실제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월급의 한계를 소득구조 다변화와 재산소득을 통해 해결하면 매월 500만원, 1000만원씩 저축할 수 있으며 자산이 모이는 속도도 빨라진다.
당분간 짠테크가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단, 짠테크를 통해 만들어진 종잣돈으로 현명한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