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국감, 송민순 회고록 쪽지 존재 여부 놓고 실랑이

2016-10-19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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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이 19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원 국정감사에 출석해 눈을 감고 있다.[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19일 실시된 국회 정보위원회 국가정보원 국정감사에서는 '송민순 회고록'에 등장하는 '쪽지'와 국가기밀의 공개 범위를 둘러싸고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새누리당 이완영,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국민의당 이태규 간사는 국감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에서 언급된 ‘쪽지’의 존재 여부를 놓고 승강이를 벌였다.
이 '쪽지'는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전인 2007년 11월 20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받은 것을 말한다.  

이완영 의원은 “이른바 (회고록에서 언급한)쪽지가 있느냐는 사실 확인에 대해 (이병호 국정원장은)자료나 기록에 대해서 현재 찾고 있고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면서 “정보 사안에 대해 원래 NCND(neither confirm nor deny policy·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음)원칙이 적용돼 지금 이 시점에서는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김병기 의원은 “(논란이 되는)자료가 쪽지나 기타 어떤 형태로 존재하냐는 야당의 반복되는 질문에 국정원장은 쪽지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있는지 없는지 여부는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정원장은 (국정원이)다시 국내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는 것에 대해 굉장히 경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태규 의원은 “새누리당은 쪽지를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국정원이 밝혀줄 것 요구하고 있고, 민주당은 사실상 자료 공개를 하지 말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며 “제 입장에서는 여당에서 말하는 북한과의 내통, 야당에서 말하는 색깔론 등 정치공방들이 우리가 닥친 민생문제를 생각할 때 바람직하지 않아 조속히 매듭짓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송 전 장관이 회고록에서 언급한 내용의 진실규명을 위해 국가 기밀을 어디까지 공개할 것인지 여부를 놓고도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완영 의원은 “국정원장이 기밀 사안이라고 말하는 부분에 대해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미 회고록에 의해서 다 공개됐기에 더 이상 국가 기밀 사항일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지금이라도 자료와 기록이 있다면 국가 기밀이라는 이유로 밝히지 못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이건 정쟁도 아니고 색깔론도 아니다”라며 “문 전 대표는 지금 유력한 대권 주자임에도 ‘기억이 안 난다’ 등으로 제대로 밝히지 않고 있는데 더 이상 미뤄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의원은 “국정원장은 당시에 기밀이었다면 지금도 기밀이므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며 “민주당은 (기밀사항)공개에 반대하지 않지만 다만 전제가 있다. 역대 정권에서 벌어진 용공조작, 종북의혹을 이 기회에 다 털고 가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02년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한을 오가는 과정에 미스테리가 상당히 많다”면서 “당시 북한은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중국으로 입국한 박 대통령의 육로 귀환에 협조해달라고 국정원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이태규 의원은 “현재 국정원장은 개인적인 입장을 전제로 이미 (회고록을 통해) 기밀이 다 알려져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다만 국정원장이 공식적으로 확인해 주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보는데 그 부분 대해서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도 NCND 입장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은 송 전 장관의 회고록과 관련해 "구체적이고 사리에 맞기 때문에 사실이나 진실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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