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중은행 대출창구[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정부가 전방위적인 가계대출 틀어막기에 나서면서 실수요자 중심의 서민뿐만 아니라 은행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출 문턱을 높일 필요도 있지만 저금리 기조 속에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대출을 중심으로 한 영업이 지장을 받기 때문이다.
지난 2월과 5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압박에 들어간 가운데 8·25 대책 이후 집단대출에 이어 보금자리론 등 정책성 대출 역시 틀어 막고 있다.
이처럼 정부의 우회적인 가계대출 증가 제어책에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게 되자 은행권에서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실적 측면에서 그동안 저금리 기조 속에서도 비교적 선방해왔으나 이마저도 방어가 어렵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A은행 관계자는 "대출 축소로 인한 실적 감소보다는 고객 유치를 통해 파생시킬 수 있는 추가적인 거래가 제한돼 걱정이다"고 말했다.
신규 대출 고객의 경우, 대출을 통해 주거래고객으로 끌어들여 추가적인 거래를 유도할 수 있었으나 신규 고객 유치 측면에서 제동이 걸린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보다 직접적인 대책보다는 사실상 대출 통로를 막아 은행들만 비난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B은행 관계자는 "안 그래도 비가 올 때 우산을 뺏어선 안 된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데 가계부채 대책으로 또 다시 비난을 받을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출 통로보다는 수요를 줄일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C은행 고위관계자는 "은행의 자금 운용 측면에서 최근 가계대출 정책은 분명 불리하게 작용하는 게 사실이다"며 "심각성 차원에서 정부가 간접적인 규제에 나서는 것이지만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통해 증가 속도를 줄이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향후 금리가 올랐을 때 부실이 발생하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