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18일 방중한 가운데, 중국측이 극진한 환대를 예고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18일 저녁 8시19분(현지시간) 베이징 수도국제공항에 도착했다고 CCTV가 19일 전했다. 특히 공항영접은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직접 나섰다.
보통 아시아국가들의 지도자가 방문하면 아시아를 담당하는 외교부 부부장이 공항영접에 나선다. 박근혜 대통령이 방중했던 지난 2013년 6월27일에는 장예쑤이(張業遂) 외교부 상무 부부장이 공항영접에 나섰었다. 당시 부부장보다 한단계 위인 상무부부장이 공항영접에 나와서 우리측을 기쁘게 했었다. 이에 비춰보면 중국이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중에 극심한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 외교부, 재정부, 농업부 등 장관급 인사들은 물론 400여명의 재계인사와 언론계인사들과 함께 방중했다. 대선 핵심 공약 중 하나인 필리핀 고속철도 건설 사업에 중국 기업을 참여시키는 방안을 중국 정부와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 정부는 중국으로부터 30억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왕이 외교부장은 "중국과 필리핀 양국 국민들은 오랜기간 화목하게 지내온 역사가 있지만, 최근 2년간은 관계가 좋지 못했다"며 " 두테르테의 집권이후 필리핀 국민들의 염원을 담아 중국과 다시금 우호관계를 맺기로 하고 대화교류의 틀로 돌아오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같은 역사적인 흐름은 그 누구도 방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두테르테는 방중에 맞춰 신화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만이 우리를 도울 수 있다"며 중국과의 경제협력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필리핀의 마약소탕전을 비판해 온 미국과 달리 "중국은 단 한 번도 비판하지 않았다"며 "그들은 우리를 조용히 도왔다"며 감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필리핀은 베니그노 아키노 전임 대통령 시절 남중국해 사태와 관련해 미국과 공조하며 강력한 대중 견제정책을 펴왔으나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과 갈등을 빚으며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