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교수 “규제완화로 핀테크 활성화에 총력 기울여야”

2016-10-1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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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근 건국대 교수 인터뷰[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아주경제 전운 기자 = “은산분리로 인해 기업들이 핀테크 활성화에 쏟아부을 수 있는 역량이 제한됐습니다. 규제 완화로 기업들의 참여를 촉진시키고, 이를 통해 국내 금융산업의 거시적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합니다.”

오정근 건국대학교 금융IT학과 교수(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는 핀테크 산업의 정착을 위해서는 규제완화를 비롯한 금융당국의 조직체계 개선을 주문했다.

아직까지 걸음마 수준인 국내 핀테크 기술의 발전을 위해서는 규제 개혁을 통한 금융과 모바일(ICT)의 접목이 필수조건이라는 주장이다.

◆한국의 핀테크 수준 ‘아직까지 걸음마 단계’
오정근 교수는 국내 핀테크 수준을 아직까지 걸음마 단계에 지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미국이나 영국은 이미 핀테크 선진국에 들어선지 오래됐고, 하물며 중국도 인터넷전문은행과 전자결제 수준이 국내보다 훨씬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내용’면에서의 부실이 국내 핀테크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금산분리라는 규제를 두고, 4% 지분 제약이라는 제한을 두고 있기 때문에 초보 수준을 뛰어넘는데 한계가 있다”며 “핀테크 활성화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은행법의 개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하지만, 이마저도 탁상공론에 의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영국의 예를 들며 규제완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핀테크의 발전을 위해서는 ICT 기술의 동반 성장이 이뤄져야 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규제가 장애물로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 교수는 “영국의 경우 2011년 규제 프리존을 만들어, 젊은 사람들이 창업을 할 때 자본금과 사업장 등의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며 “자본금에 대해 판단하는 것은 벤처캐피탈과 투자자이기 때문에 이를 정부과 관여해 제한을 두는 제도는 속히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것이 스타트업의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고, 일자리 창출 효과는 물론 핀테크의 기술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금융강국 도약 위해서는 감독체계 개선 절실
금융 선진국과 같이 국내 금융 시장도 핀테크 기술 접목을 위해서는 새로운 감독체계가 필요하다는 게 오정근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금융선진국의 경우에는 모든 금융 부처들이 금융 감독 기구 산하에 자리해 있지만, 우리나라는 반대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금융위원회라는 정부 부처 산하에 금융감독원이 있기 때문에 감독기구가 규제완화를 자체적으로 할 수 없고, 정부의 낙하산 인사 등으로 인해 감독기구의 역할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금융ICT 융합전문 감독인력의 부재에 대해서도 안타까워했다. 금융당국의 ‘칸막이식 감독’ 시스템 때문이다.

오교수는 “국내 금융감독 체계는 은행·증권·보험·카드 등 업권별로 나뉜 칸막이 감독이 이뤄지고 있다”며 “하지만 이제는 모바일로 엮인 핀테크라는 큰 틀 안에서 감독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칸막이 감독이 아닌 통합적인 감독 시스템이 갖춰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시대 철저히 준비해야
오정근 교수는 “앞으로 통신회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 전자상거래 업체 등이 모두 모바일이라는 매개체 하나로 금융업에 진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은 모바일 퍼스트 시대였지만 이제는 모바일 온리(Mobile Only) 시대로 변했기 때문에 모바일 연결성을 못따라 가는 기업은 도태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실례로 싸이월드의 부진 등은 데스트톱 환경에 안주했기 때문이다고 교수는 분석했다.

그는 “이미 시작된 모바일 혁명은 앞으로 더 많은 기술이 가미되면서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갖게 될 것”이라며 “이는 금융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핀테크 활성화를 위한 준비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오 교수에 따르면 해외 시장에서 모바일 핀테크 혁명은 국내에 비해 상당히 발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SBI스미신넷 은행, 소니 은행, 라쿠텐 은행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자산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고, 미국도 찰스 스와프 은행, 얼라이 은행 등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의 ‘렌딩 클럽’이라는 P2P 업체는 크라우드펀딩형 개인대출 플랫폼을 내놓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모바일 금융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전문은행의 강점으로는 중금리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을 꼽았다.

오 교수는 “지금 신용등급 5~6등급 정도의 대출자들은 저축은행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은행 대출 금리가 5% 정도인 것에 비해 저축은행으로 가면 25% 수준까지 금리가 올라간다”며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은 이를 10%대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예금금리에서도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일본의 경우 시중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는 0.025%에 불과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의 예금금리는 0.20~0.30% 수준으로 10배에 달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일본의 다이와넥스트뱅크·라쿠텐뱅크, 영국의 에그뱅크처럼 모기업 고객기반을 토대로 한 모바일 금융상품 개발 등 고유수익모델을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이와넥스트뱅크는 모기업 다이와증권의 고객을 기반으로 성장했으며, 라쿠텐뱅크는 전자상거래업체 라쿠텐이 모기업이다. 영국의 에그뱅크는 프루덴셜의 고객의 바탕으로 수익모델을 내놨다.

오 교수는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제공하는 ‘고객화’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데이터분석가 등 전문인력을 확보해서 엄밀한 신용분석으로 부실여신을 최소화해야 하며, 보안솔루션을 강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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