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압구정 지구를 중심으로한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 시세가 최근 급등하면서 서울은 물론 수도권 전체 주택 시세를 끌어올리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시중 부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몰리고 있는데다, 고급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재건축 바람을 타고 강남에 쏠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앞서 분양된 일부 랜드마크급 재건축 단지의 시세가 분양가의 최고 두배에 육박하고, 최근 분양된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이 줄줄이 수백대 1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강남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대장주로 꼽히는 압구정 지구의 경우 분양가가 3.3㎡당 6000만원을 웃돌고 입주 후 시세는 1억원을 웃돌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강남 재건축이 이같은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부분 개발시대에 지어진 강남 아파트들은 재건축 연한 30년을 넘어서며 순차적으로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서울시내 총 공동주택 수는 1만9980동인데, 강남3구에서 재건축 연한이 다다른 30년 이상 아파트는 강남구가 36.5%, 서초구 26%, 송파구 19.9%에 달한다.
특히 최근 지구단위계획으로 전환된 압구정 지구에 부동산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통·환경영향평가 등으로 재건축 속도가 느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보다 체계적인 개발이 이뤄질 경우 장기적으로는 호재로 분석하고 있다. 압구정동 아파트는 2016년 9월말 기준 3.3㎡당 4402만원을 호가하며 연초(3900만원)보다 13% 가량 올랐다. 3년 전인 2013년 9월(3383만원)과 비교해선 24% 상승하며 지속적으로 우상향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압구정지구 내 13차 현대아파트 전용면적 108㎡는 지난 8월 19억725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이 아파트는 지난 5월까지 15억원 안팎에 시세가 형성됐다. 2009년 8월 최고 거래가 17억7500만원도 넘어섰다. 압구정 신현대 전용 107㎡는 지난 7월 17억원에 거래된 데 이어 9월에는 18억7000만원으로 1억7000만원 오른 가격에 매매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분양하는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 경우 3.3㎡당 분양가가 4000만원을 웃도는데도 불구, 청약경쟁률은 매번 수백대 1을 기록하고 있다.
실제 이달 초 청약을 진행한 서초 잠원동 '아크로리버뷰'의 경우 3.3㎡당 4194만원이었지만 평균 30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재차 입증했다.
전문가들은 압구정 지구의 경우 분양가가 현재 가치를 기준으로 3.3㎡당 6000만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시세와 강남 최고 부촌이란 랜드마크로서의 상징성 등을 감안한 결과다. 이럴 경우 입주 시점이 되면 3.3㎡당 시세가 1억원을 웃돌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반포지역 재건축 아파트의 시세 추이를 살펴봤을 때 압구정동 재건축의 경우 3.3㎡당 7000만원 선을 유지하는 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압구정동은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보다 체계적이고 상징성 있게 설계가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일반분양 후에 더 높은 가격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아크로리버파크의 분양가와 현재 시세를 비교해볼 때 이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신반포1차 재건축 '아크로리버파크'는 1차 공급 당시 분양가가 3.3㎡당 3830만원였는데 현재 3.3㎡당 세세는 6000만원을 웃돈다. 한강 전면 조망이 가능한 경우 호가는 3.3㎡당 7000만원을 웃돌아 분양가의 두배에 육박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10년 후 서울 한강변에 대규모 아파트 지구를 대체할 만한 고급 주거 단지가 나올 수 있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면서 "그러한 가정에서 3.3㎡당 1억원이 넘는 고가 단지가 압구정 재건축을 통해 탄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집값 상승세가 과도한 지역에 대해 가격 안정을 위한 규제책을 검토하고 있어 주목된다. 정부가 선제적으로 내놓을 조치로 강남을 포함해 집값이 급등하고 청약과열을 빚고 있는 지역에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늘리고 재당첨제한금지 조항을 부활하는 수요규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