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사태에 "대차거래 없는 우리 증권사 오세요"

2016-10-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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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일부 증권사가 홈페이지를 통해 대차거래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사진=각 증권사 홈페이지]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소액으로 주식투자를 하는 이승우(가명·42세) 씨는 연초 거래하던 증권사로부터 '우리 증권사는 대차거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습니다'라는 휴대전화 문자를 받았다.

그는 "사실 이런 문자를 왜 보냈는지 의아했다"며 "그러나 며칠 후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이 단체로 대차거래 서비스를 하지 않는 증권사로 주식을 이관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차거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증권사들이 공매도에 뿔난 개인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최근 한미약품 사태를 계기로 증권사 영업사원들 간 고객 유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차거래를 하지 않는 증권사들이 한미약품 소액주주들의 주식 이관을 촉구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부 증권사 영업사원들은 한미약품 소액주주들의 인터넷 카페에 방문해 '대차거래를 하지 않는 우리 증권사로 주식을 이관해 달라'는 글을 올릴 정도로, 마케팅 활동에 적극적이다.

최근 공매도 세력에 불만이 폭증한 한미약품 소액주주들은 자신이 거래하는 증권사에 연락해 '대차거래 해지'를 요구하기로 했다. 일부는 다른 증권사로 주식을 모두 옮기는 것도 고려 중이다.

공매도 세력에 협조하는 증권사와 거래를 하지 않기로 결심한 것이다. 한미약품 소액주주뿐 아니라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셀트리온·한미약품 사태를 계기로 공매도에 반발하고 있다.

한 개인투자자는 "비록 한미약품 주식을 갖고 있진 않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차거래 서비스의 문제점을 느꼈다"며 "조만간 대차거래를 하지 않는 증권사로 주식을 옮기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는 "주식 이관 시 3년 간 거래수수료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계좌 신규 개설에 따른 현금 지급 혜택도 받게 돼 오히려 이득이다"고 덧붙였다.

증권사는 연초부터 대차거래 서비스 제공 여부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문의가 빗발치자 홈페이지를 통해 '대차거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공지하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지난 2월 셀트리온 주주들의 대차거래 문의가 잇따르자 '당사는 개인 고객님들의 주식 등을 대상으로 대차거래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란 공지를 올린 바 있다.

동부증권은 지난달 '대차거래 서비스 관련 문의가 많아 안내드립니다. 당사는 개인 고객님들의 주식을 대여(대차)하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며, 향후 4년 이내에 동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 또한 없습니다'라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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