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해체론 확산…공기업·보험업계까지 가세

2016-10-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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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에 "전경련 탈퇴하라" 주문 잇따라…금융권 고심

이덕훈 행장 "검토해겠지만…정보교환 차원서 가입했다" 해명

아주경제 김동욱·문지훈·서동욱 기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을 주도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해체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야권은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자리 잡은 대한민국에서 ‘전경련’은 경제단체의 대표가 아닌, 정경유착의 창구로 자리잡고 있다"며 파상공세를 펴고 있다.

이와 관련 국책은행들이 전경련 탈퇴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나선 가운데 증권, 보험, 카드 등 민간 금융·증권사들도 탈퇴를 검토하는 분위기가 여럿 감지된다.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는 한국수출입은행이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을 주도한 전경련을 즉각 탈퇴해야 한다는 질책이 여야를 막론하고 쏟아졌다.

김현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감 질의에서 "이번에 봤듯이 미르·K스포츠 재단에 돈을 내고 청와대의 입맛에 맞는 사업에 동원된 곳이 바로 전경련"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을 주도한 전국경제인연합회 해체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에대해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전경련 탈퇴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과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이 국정감사에서 "전경련 탈퇴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뒤 이덕훈 행장도 대열에 동참한 것이다.

같은당 이언주 의원도 "경제단체의 대표가 아닌, 특정 대기업만의 이해를 대변하고, 정경유착의 창구로 자리잡은 ‘전경련의 자발적 해체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금주 내로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도 "전경련에 회비를 납부해 수은이 대기업과 한통속이라는 오해를 받고 있는 데 탈퇴를 통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하지 않겠나"고 질의했다.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지자 이 행장은 "그동안 정보 교류 차원에서 전경련뿐만 아니라 여러 단체에 회비를 냈다"며 "오해를 받고 있는 부분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오늘 지적이 있었으니 앞으로 잘 생각해 보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다른 금융·증권 공기업들도 전경련 탈퇴를 고민하는 사정은 비슷하다.

한국거래소는 전경련 측에 탈퇴 의사를 밝히고 지난 2014년부터 회비를 납부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전경련 측에서 탈퇴 처리를 하지 않고 있어 여전히 회원사로 등록돼 있는 상태다.

한국거래소를 비롯해 전경련에 가입한 금융회원사는 총 52곳으로 은행을 비롯해 증권, 카드, 보험사 등이 매년 회비를 납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금융회원사들은 전경련에 가입해 실질적인 이득을 얻는 게 없다는 이유로 탈퇴 여부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 회원사로서 대기업 대상 마케팅이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를 제외하면 가입 효과가 극히 미미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카드사와 보험사의 경우 대기업 소속 자회사인 경우가 많아 전경련 탈퇴에 대해 그룹 및 지주사 차원에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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