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훈 행장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경련 탈퇴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기재위 소속 의원들은 이날 국감에서 수은의 전경련 탈퇴 여부와 성동조선 부실 등을 주요 안건으로 삼았다.
전경련은 청와대와 대통령 '비선실세' 개입 의혹이 제기된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 설립에 필요한 자금을 기업들로부터 모금했다.
이 행장은 처음 더불어민주당 김현미 의원의로부터 "전경련 회원으로 계속 남을 것이냐"는 질의를 받았을 때 "(탈외에 대해) 별로 생각해본 적 없고, 계속할 생각이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문제의 심각성의 모르는 것 같다"며 "법적으로 대한상공회의소와 같은 공식 기구가 있는데 이익집단에 남아있을 이유가 있냐"는 추궁이 이어지자 이 행장은 "검토해보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박영선 의원도 "산은보다 자산규모도 작은 수은이 전경련에 회비를 더 많이 내는데도 문제 의식이 전혀 없다"고 꼬집었다. 산은이 전경련에 내는 회비는 연간 1156만원이다.
이 행장은 "정보를 교환하고 협력할 부분이 있으면 전경련뿐 아니라 중소기업중앙회 등 어느 한쪽에 기울어지지 않고 전반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며 "검토해보겠다"고 전했다.
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한류 문화와 스포츠를 통해 창조경제에 기여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차례로 출범했다. 당시 미르 재단에는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16개 주요 그룹이 486억원을, K스포츠 재단에는 19개 그룹이 288억원을 출연했다. 자금 모금은 전경련이 주도했다.
미르 재단은 설립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최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전경련 탈퇴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