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은 10일 기자와 만나 "파업 여파가 너무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대차 최고경영진이 올해 판매목표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시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현대차 내부에서도 올해 상황이 그 어느 해보다 쉽지 않다는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시장 일각에서는 현대차의 올해 판매대수가 전년보다 줄어들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 판매대수는 지난 2011년 405만1905대에서 2012년 440만1947대, 2013년 472만1156대, 2014년 496만3456대, 작년 496만4837대로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올들어 3분기까지 현대차의 판매대수는 347만9326대에 머물렀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 감소한 수치다.
이처럼 현대차가 올해 고전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지속되고 있는 파업으로 생산차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5월 임금 및 단체협상 상견례를 가진 뒤 아직까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이날까지 총 24차례 파업을 진행했다. 이로 인한 생산차질 규모는 총 13만1851대로 매출 손실액은 2조9000억원을 상회한다.
현대차 노조는 11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소집해 파업 계획을 다시 짤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이번 주 실무교섭에 집중해 차기 쟁대위 전까지 변화된 입장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1일 이후 파업이 재개될 경우 정부의 긴급조정권이 발동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재개하면 장관에게 주어진 모든 방안을 실행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노조의 단체 행동권이 제약을 받고 노조에 불리한 조건의 협약을 강요받을 수 있다.
매년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파업으로 인해 현대차의 국내외 공장간 생산력 차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올 3분기까지 국내공장 생산은 69만7700여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85만대보다 15만대 이상 줄었다. 반면 해외공장 생산은 229만9000여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218만8800여대)보다 10만대 이상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