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9일 하반기 현대차 인적성시험(HMAT)이 열린 서울 송파구 잠실 고등학교.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 탓에 두꺼워진 옷을 입은 취업준비생들의 발걸음이 오전 7시부터 이어졌다.
이날 8시20분부터 시작된 현대차 인적성시험은 역사에세이까지 제출까지 포함해 오후 2시15분께다 돼서야 끝났다.
홍보팀을 지원했다는 B씨(여)는 "삼성의 SSAT보다 무난했다"면서 "겁을 많이 먹었는데 의외로 괜찮았다"고 말했다.
이날 지원자들이 HMAT에 대해 무난하다는 평만 한 것은 아니다. 일부 지원자들은 자료해석과 정보추론 등은 시간이 부족할만큼 어려웠다는 의견을 내놨다.
연구개발을 지원했다는 C씨(여)는 "도식은 무난했고, 정보추론과 자료해석이 어려운편이었다"면서 "세종과 관련된 역사 문제는 기존 HMAT 기출에서 봐서 쉽게 적었다"고 설명했다.
파워트레인 부문에 지원한 D씨는 "자료해석이 어려웠다. 세종대왕이 여러 기업의 인적성 시험 기출에 있어서 역사에세이 서술은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험 직후 현대차는 고생한 지원자들을 위해 밥버거와 콜라를 나눠줬다. 이들 얼굴에는 아쉬움과 개운함이 교차했다. 일부 지원자들은 그 자리에서 간식을 먹으며 시험에 대해 담소를 나눴다.
현대차 채용시험은 서울 잠실고, 자양고, 가락중과 부산컴퓨터과학고, 전주 온고을중에서 진행됐다. 하반기 현대차그룹 채용은 상반기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역사에세이는 570돌을 맞은 한글날과 연계해 △1443년(세종25년) 세종대왕님께서 한글을 창제하실 때의 상황과 연계해 한글 창제가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서술하시오. △순수 한글 단어 하나를 쓰고 그 의미를 설명하시오. 이렇게 두 문제가 출제됐다.
현대차는 2013년 하반기부터 역사 에세이를 작성하는 평가를 별도로 실시하며 응사자의 인문학적인 소양과 가치관을 함께 평가하고 있다.
현대차 인사팀 관계자는 "최근 신조어 남용이 심해지고 있고, 한글날이라서 기본에 대한 고민을 해보자는 의미로 문제를 출제했다"고 밝혔다.
이날 시험 직후에 한성권 현대차 상용사업담당 및 인사실장(사장)은 잠실고를 깜짝 방문해 인사팀과 얘기를 나눴다. 인사전문가인 한 사장은 현장의 소리를 듣고, 채용 현황에 대해 파악하고자 온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하반기 신입 및 인턴 채용의 슬로건은 'What makes you move? 당신과 함께 세상을 움직입니다'이다. 현대차는 다양한 부문에서 회사와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진정성 있는 비전과 기본을 갖춘 인재를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하반기 채용은 △플랜트 △개발 △전략지원 등 크게 3가지 부문으로 접수 받았다.
HMAT의 결과는 오는 21일 발표된다. 이후 1차 면접은 25일부터 내달 4일까지 진행되며 결과 발표는 11월 25일에 한다. 2차 임원면접과 신체검사 등은 12월 5일부터 9일까지 진행되며 결과는 12월 23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