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근 현대상선 사장 리더십 시험대…3대 과제는?

2016-10-0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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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 가입 여부·대체선박 투입 실효성 문제 등 현안 산적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경영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는 현대상선의 최근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이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글로벌 해운얼라이언스 ‘2M’ 가입 여부, 한진해운 대체선박 투입 결과, 미주 정기노선 추가 확대 등 하반기 굵직한 현안과 함께 새롭게 현대상선 ‘선장’에 오른 유창근 사장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한진해운발(發) 물류사태로 인한 화주들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시작한 미주노선 대체선박 투입을 정기 서비스로 전환하기로 했다.

신규노선은 ‘중국 상하이-광양-부산-로스엔젤레스(LA)’를 기항하며, 4000TEU~60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을 투입해 오는 14일부터 매주 1회 서비스 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대상선의 이 같은 결정을 두고 업계에서는 다소 무리한 행보라는 관측이 많다.

기존 현대상선이 소속된 ‘G6’ 해운얼라이언스를 이용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5척을 운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으로 회항할 때 일정 수준의 선복량을 채우지 못하게 되면 고스란히 적자로 누적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통상 미주노선의 경우, 절반 이상 채우면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유휴선박 활용이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현재 글로벌 시황과 현대상선 안팎의 사정상 미주노선 정기 서비스 전환보다는 내실을 다져야 할 때”라며 “상당 폭의 적자가 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해운업계 관계자도 “머스크나 MSC가 미주노선에 독자적으로 선박을 투입한 상황에서 기존 물동량은 이미 글로벌 선사들에게 흡수됐다고 보는 게 맞다”면서 “성수기도 끝나가는 시점에서 타이밍을 놓쳐 장기적으로 큰 실익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주노선의 상징성이라는 측면과 더불어 2M 가입과 맞물려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당초 세계 1, 2위 해운사인 머스크와 MSC가 주도하고 있는 2M이 현대상선의 합류를 원했던 표면적인 이유는 현대상선이 ‘아시아-미주노선’에 강점을 가졌기 때문이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현대상선 전 세계 미주노선 가운데 4.1%(9월 마지막 주 기준)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후 한진해운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자, 2M이 직접 미주노선에 뛰어들면서 현대상선의 ‘2M 가입 불발설’이 떠돌기 시작했다.

머스크와 MSC는 지난달 15일부터 부산항을 경유하는 아시아-미주노선에 5000TEU급 컨테이너선을 각각 6척씩 투입했다.

실제로 캐롤라인 벡쿼트 MSC 수석부사장은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현대상선의 2M 가입은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며 “양해각서(MOU)는 협상을 시작하겠다는 의미를 가진 서류일 뿐이고,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머스크와 MSC가 현대상선과의 2M 노선 운영 협상 과정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언론플레이’에 나섰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다만, 현대상선도 일단 협상테이블에서 ‘맞불’을 놔야 되는 상황에서 미주노선 정기서비스 추가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미주노선이라는 놓칠 수 없는 ‘전쟁터’를 놓고 글로벌 선사들 간의 경쟁이 치열한 시작된 것”이라며 “미주노선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현대상선의 강한 의지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상선은 구주(유럽)노선에 대체선박 추가 운영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앞서 미주노선보다 물동량이 적은 구주노선에 대한 대체선박 투입 결정을 놓고 실효성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달 29일 “한진해운 사태로 인한 화주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국적선사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며 구주노선에 4000TEU급 컨테이너선 1척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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