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물산 주가는 이날 하루 만에 각각 169만1000원(4.45%), 10만9000원(4.31%), 16만4000원(7.89%)까지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한때 사상 최고가인 170만원까지 뛰기도 했다. 이 회사 주가가 4% 넘게 오른 것도 올해 들어 단 세 번뿐이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이날 삼성전자 주식을 나란히 4만주 가까이 사들였다.
엘리엇은 전날 공개 서한을 통해 삼성전자 인적분할(삼성전자홀딩스, 삼성전자사업회사), 삼성전자홀딩스와 삼성물산 합병, 30조원 특수 배당, 거래소와 미 나스닥에 삼성전자사업회사 공동 상장, 금산분리(산업지주, 금융지주)를 제안했다.
증권가는 이번 제안에 대해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삼성그룹이 거칠 것으로 예상됐던 과정 대부분이 엘리엇 측 제안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특수배당에 대해서도 삼성그룹 오너 일가와 계열사, 공익재단에 약 30%가 돌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윤태호 연구원은 "삼성전자홀딩스·삼성물산 합병법인은 해당 재원으로 삼성생명이 보유하게 될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결국 이번 엘리엇 측 제안은 삼성그룹에 실보다 득을 더 많이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환원 정책도 늘어날 수 있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가진 비영업 자산 가치를 인식하게 한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라며 "삼성전자가 주주환원 정책을 가속하면서 주가 상승도 동반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주가 상승 요인을 엘리엇 효과보다는 견조한 실적에서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삼성전자 주가가 크게 오른 것은 엘리엇 뉴스보다는 실적 개선 같은 펀더멘털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어차리 진행될 일이었고, 시간 문제일 뿐이었다는 것이다.
이채원 부사장은 "실적이 안 좋았으면 애초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나와도 주가가 오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엘리엇이 제안했다고 해서 삼성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서둘러 진행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그룹이 신중히 검토하고, 기업가치나 주주이익을 감안해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