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영경 FM파트너스 대표]
노후 준비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내 집 마련'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일관된 정책이나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금융기관은 없어 보인다. 주거 안정을 위해서 반드시 내 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내 집 마련이 주거 안정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 싶다.
하지만 서울 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를 보면 30대 자가 보유율은 2005년 29.5%에서 작년 12%로 10년새 절반 넘게 추락했다. 반면 30대의 월세 거주는 9.4%에서 41.5%로 큰 폭으로 치솟았다.
실제 상담을 해봐도 30대의 주거 문제는 해결하기가 여간 어려운 과제가 아니다. 일단 현재 30대의 인식은 과거 세대와 많이 다르다. 내 집 마련보다 노후 준비가 우선이라고 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더욱이 부동산이나 내 집 마련은 관심 밖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노후를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자동차 할부, 월세 비용 및 전세 대출 등 각종 지출이 크다보니 노후 준비 또한 주택을 보유한 30대보다 취약한 경우가 많다.
이들은 부동산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의 근거로 인구감소, 특히 경제활동인구의 감소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택가격은 경제활동인구나 전체인구의 감소보다는 세대 수의 증감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100세 시대는 손자·손녀들이 결혼하는 모습뿐 아니라 증손자와 증손녀의 돌잔치도 보는 시대다. 이들에게는 집이 계속 필요하기 때문에 세대 수 증가는 주택에 대한 꾸준한 수요를 만들고 있다. 그리고 한국의 주택가격의 폭락은 국내 요인이 아닌 글로벌 경제 환경에 좌우되는 것이 지금까지의 모습이다.
노후를 위한 계획도 내 집 정도는 하나 보유하고 있어야 어느 정도 답이 나온다. 땅덩이 좁은 한국에 살면서 내 집 마련을 무시하고 노후가 평온할 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