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파킨슨병 진단 환자의 자살 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약 두 배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파킨슨병이란 도파민 신경세포 소실과 관련 있는 신경계 퇴행성 질환이다. 떨림과 경직 등의 증상을 나타내며, 60세 이상 노인에게서는 알츠하이머 다음으로 흔하다.
연구에 등록된 파킨슨병 환자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는 29명이다. 이들은 진단 이후 평균 6.1(±3.5)년이 지나 자살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살 당시 평균 나이는 65.8세다.
조사된 환자들과 비슷한 나이대와 사회적 환경을 가진 일반인의 경우, 자살률을 반영해 예측한 표준화 사망비는 14.59명으로 파킨슨 진단 환자들에 비해 약 1.99배 낮았다.
또 연구팀은 파킨슨병 환자 중 사회인구학적 측면과 파킨슨병 관련 변수, 정신과적 증상, 과거 치료이력 등을 토대로 116명을 추려내 대조군으로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남성환자의 자살위험이 더 높았고, 심각한 운동장애가 발생한 경우도 자살 위험을 부추기는 사유로 확인됐다. 특히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거나 앓은 적이 있다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상대적 위험도가 약 3.21배 더 높았다.
뿐만 아니라 파킨슨병 치료에 쓰이는 '엘-도파(L-Dopa)'의 약물 농도가 높아지는 경우에도 자살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엘-도파는 체내에서 도파민으로 변하게 되는데, 이것이 자살위험을 높이는 환자의 충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연구팀은 추정했다.
홍진표 교수는 “파킨슨병 환자에게서 우울증은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라며 “환자의 마음건강에 대해서도 적절한 치료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파킨슨병 환자는 연평균 7%대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환자 수가 2010년 127.5명에서 2014년 168.5명으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