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의 주요 관광지를 오가는 관광버스는 지난해 기준으로 하루 평균 1000여 대에 달한다. 대표적으로 명동에만 하루 200여대의 버스가 오가고 주말에는 500여대 이상이 통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80% 이상의 관광버스가 유커들을 싣고 서울시내에 위치한 주요 면세점을 오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관광객이 매년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올해 서울 시내에 유입되는 관광버스는 2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관련기사 3면>
현재 서울에 위치한 주요 면세점의 주차장 규모는 신세계면세점 80대, 한화갤러리아 100대, 신라면세점 60대, 두타면세점 110대, 롯데면세점(백화점 본점) 15대 등 5곳에서 총 365대의 버스를 주차할 수 있다. 동화면세점 30대, SM면세점(내부 8대·외부 제휴 공간 52대), HDC신라면세점 60대, 롯데면세점(코엑스점) 50여 대등 나머지 4곳을 포함하더라도 565대의 주차공간이 전부다. 단순 계산해도 수용 능력은 하루 유입되는 관광버스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한 면세점 관계자는 "공간이 좁다 보니 실제로 그 많은 버스를 일일이 수용하는데 분명히 한계가 있다"면서도 "버스 운전자를 외곽 주차장으로 유도하기 위해 주유권과 주차권도 배부하고 있지만 기사들이 요지부동일 땐 우리도 어쩔 수 없다"고 해명했다.
서울시와 관할 구청은 경찰과 연계해 불법 주·정차하는 관광버스를 뿌리 뽑기 위해 안감힘을 쓰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 측에서는 올해 초 서울역 철도공사 부지에 35면 규모 관광버스 주차장, 남산과 인사동에도 관광버스 주차장을 신설했지만 여전히 주차공간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서울시는 또 관광버스의 불법 주정차 위반시 과태료를 3만원에서 15만원으로 인상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면세점 측에서 암암리에 과태료를 대납해주는 경우도 있어 실질적인 효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구청 주차관리과 한 관계자는 "주1회 정기적으로 경찰과 연계해서 불법 주·정차 단속에 나서고 있다"면서 "문제는 관광버스 운전기사들이 구청과 경찰의 단속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사들은 단속반이 나오면 버스를 다른 곳으로 이동하겠는 의사를 밝히고, 불과 몇 미터 앞에 버스를 그대로 대놓는 상황이 반복된다"면서 "심지어 우리 측과 승강이를 벌이는 일도 잦아 운전기사들의 인식도 개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