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버린 한국경제]바닷길도 자동차길도 막혀버린 수출길

2016-10-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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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파업 영향으로 자동차 수출 부정적 전망

한진해운 사태 장기화도 수출 중소기업에 악영향

지난달 부산항 신항 한진해운 컨테이너터미널에서 하역을 마친 한진 화이트호가 대기중에 있다. 부두에는 하역장비들이 멈춰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수출이 자동차 파업으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9월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8월 20개월 만에 플러스를 맞았으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것이다.

또 한진해운 사태로 인한 물류차질도 수출 기업의 애로를 심화시키고 있다. 부정적인 요인이 늘어나면서 한국경제의 위기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수출액이 409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5.9% 줄었다.

현대차 파업은 수출에 결정적인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산업부 측은 “현대차 파업으로 11억4000만 달러(약 1조 2585억원), 수출물량 7만9000여대가 줄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자동차 산업은 인도, 멕시코 등 신흥 시장에 바짝 쫓기고 있는 위기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한국 자동차 수출이 처음으로 멕시코에 따라 잡힌 것이다. 이날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멕시코자동차공업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1∼8월 사이에 한국의 누적 자동차 수출은 169만290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7만8551대보다 14.4% 감소했다.

반면 멕시코는 한국보다 12만2660대 많았다. 올해 1∼8월 누적 자동차 수출은 181만5566대로 지난해 동기 186만6637대 보다 줄었지만 한국보다 많은 생산량을 기록한 것이다.

멕시코는 인건비가 저렴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 이후 기아자동차 등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 시장을 생산 설비를 늘리면서 덩달아 수출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는 현대차 등의 파업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해외시장에서 성장이 내수 시장의 한계를 대체할 수 있다”라며 “해외시장의 부진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 자동차 산업이 당장 성장세를 회복하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자동차 업종은 8월에도 생산 부진을 겪었고, 파업으로 어려움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박성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8월 자동차업종 생산이 전월 대비 17.7% 감소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12.1%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한진해운 사태의 장기화도 향후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에 따르면 9월 수출에서 한진해운 사태로 계약 취소 등이 발생해 감소한 수출액은 2300만달러(약 25억원)로 집계됐다. 이미 선적된 물량은 수출 통계로 집계됐기 때문에 감소액이 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자동차부품, 섬유, 석유화학 관련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수출 물량 선적에 어려움 겪으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경영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대기업의 경우 한진해운을 통한 선적을 취소하고 대체선박을 통한 화물 작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대다수 중소기업들에게는 대체선박 섭외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수출 중소기업 관계자는 “대기업의 경우 비싼 운임을 감수하고서라도 대체 선박을 구할 수 있다지만 중소기업은 사정이 다르다”며 “정부는 통계에서 수출을 보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애로를 풀어주고 수출길을 열어주질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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