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주차난] (상) 주차장 턱없이 부족 '교통지옥' 유발… 서울 도심 도로 1차선은 관광버스 주차장?

2016-10-03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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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하루 평균 관광버스 1000여대, .명동만 주말엔 500여대 유입

소공동 롯데면세점 14대 광광버스 수용 시설에 하루 80여대 출입

지난 1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면세점 앞. 외국인 관광객을 태운 대형 관광버스 5대가 1개 차선을 점령하고 있어 일대 교통혼잡을 유발하고 있다. [사진=조득균 기자]
 

지난 1일 오후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이 위한 서울 중구 퇴계로. 중국인 관광객을 태운 대형 관광버스가 2개 차선에 불법 주.정차를 하고 교통체증을 유발하고 있다. [사진=조득균 기자]
 

아주경제 조득균·박성준 기자 = # 지난 1일 오후 2시께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면세점 앞 주변 도로는 불법 주·정차된 대형 관광버스들로 '교통지옥'을 방불케 했다.

면세점 쇼핑에 나선 중국인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기 위한 45인승 관광버스 6~7대가 도로 한개 차선을 떡하니 점령한 채 길게 늘어서 있어 극심한 교통혼잡을 유발했다. 게다가 대부분 시동을 켠 채 시커먼 매연을 내뿜고 있어 도심 대기오염을 가중시키고 있었다.

# 같은 날 오후 3시께 서울 중구 퇴계로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인근 도로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외국인 관광객을 태운 대형버스행렬이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데다,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자 도로 옆이나 갓길에 불법 주·정차를 하기 일쑤였다. 심지어 한 방향 5차선 중 두개의 차선을 관광버스들이 차지하고 있어 교통혼잡은 물론, 승용차와 버스가 충돌할 뻔한 아찔한 상황도 목격됐다.

이처럼 서울시내 주요 면세점 주변은 관광버스의 불법 주·정차로 극심한 교통체증을 낳으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제는 아예 대부분 인근 도로 한개 차선을 주차장처럼 사용하고 있어, 마치 관광버스 전용차로가 되다시피한 모양새다.

특히 평일 아침 면세점 주변에 관광버스 수십대가 한꺼번에 몰려 도로에 장시간 대기할 때면, 출·퇴근 승용차들과 뒤엉켜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서대문 인근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씨(29·남)는 "매일 아침 출근할 때면 을지로를 지나가는 데 면세점을 오가는 관광버스행렬에 짜증이 난다"며 "관광버스들이 주차장을 놓아두고 한개 차선을 가로막고 있어 교통혼잡에 큰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2013년 발간된 서울시 '서울통행 속도 보고서'에 따르면 광화문-을지로-명동 일대 자동차 이동평균속도는 16km로, 서울 전체 도로의 하루 평균 통행속도인 26km보다 10km나 느렸다.

서울의 주요 관광지를 오가는 관광버스는 지난해 기준으로 하루 평균 1000여대에 달한다. 대표적으로 명동에만 하루 200여대의 버스가 오가고 주말에는 500여대 이상이 통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세계면세점 앞 도로에서 만난 버스기사 김모씨(55·남)는 "면세점 주차장은 부족하고 손님들의 시간문제 때문에 버스를 도로나 갓길에 댈 수밖에 없다"면서 "단속이 나오면 우리도 어쩔 수 없이 잠시 버스를 빼는 시늉만 할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도로에 정차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른 관광버스가 꽉 찰 때는 인근 남산 자락(소월로)에 줄지어 차를 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남산 중턱을 가로지르는 굽은 내리막길에는 45인승 대형 관광버스 20~30여대가 길게 줄지어 늘어서 있어, 마치 중국의 만리장성처럼 진풍경을 연출했다. 

이렇듯 관광버스를 수용할 수 있는 면세점 주차 공간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으로 시민들은 교통혼잡으로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현재 서울 도심에는 소공동 롯데면세점을 비롯해 장충동 신라면세점, 인사동 SM면세점, 명동 신세계면세점, 세종대로 동화면세점, 동대문 두타면세점 등 대형 면세점 9곳이 자리하고 있다.

서울 소재 면세점 주차장 현황은 △서울역 동부택배와 서대문 KT&G 부지에 버스 80대 수용 (신세계 면세점) △63빙딩 동편 등 인근 주차장에 버스 100대 수용 (한화갤러리아 면세점) △호텔 및 면세점 부지에 버스 60대 수용 (신라 면세점) △ 한국자유총연맹 주차장 등에 버스 110대 수용 (두타 면세점) △ 버스 15대 수용 (롯데면세점 백화점 본점) △ 내부와 외부 제휴 공간 포함 버스 60대 수용 (SM면세점) △ 인근부지에 버스 60대 수용 (HDC신라면세점) △ 대형버스 30대 수용(동화면세점) △ 탄천 주차장·봉은사 주차장 활용 버스 50대 수용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등 총 565대 수용이 가능하다. 

이 중 롯데면세점(소공동)에 유입되는 관광버스는 하루 평균 80여 대로 총 14대의 대형버스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서울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데다 다른 면세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주차공간을 갖추고 있어 극심한 교통체증을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공간이 좁다 보니 많은 버스를 수용하는데 분명히 한계가 있다"면서 "버스 운전자를 외곽 주차장으로 유도하기 위해 주차권도 배부하고 있지만 강제력를 행사할 수 없기 때문에 교통체증을 해결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내 면세점은 총 9개다. 강남에 1개, 강북에 7개, 여의도에 1개가 자리해 있다. 여기에 4개 신규 면세점이 더해질 경우, 교통혼잡은 더욱 심해질 게 뻔하다. 

서울시는 지난 3월 관광버스 불법 주정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역 부근에 관광버스 전용주차장을 마련했다. 현재 종로·중구·용산 등 도심에 30개소 약 582면에 그치고 있는 주차장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또 경찰과 연계해 상습 불법 주·정차지역에서 합동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서울 도심 대로변의 극심한 교통혼잡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아 특별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지난 1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 소월로. 서울 시내 면세점에 주차장이 턱없이 부족한 탓에 중국인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관광버스 수십여대가 마치 중국의 만리장성처럼 길게 줄지어 늘어서 있다. [사진=조득균 기자]
 

지난 1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숭례문 앞. 불법 주,정차된 관광버스 10여대가 양방향 한개 차선을 점령한 채 줄지어 서 있어 교통체증을 유발하고 있다. [사진=조득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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