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정부가 공급과잉 상황에 처한 석유화학업계에 자율적 사업재편에 적극 나서 줄 것을 주문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요 석유화학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석유화학업계는 향후 고유가 시대와 후발 개도국의 추격에 대비하려면 무엇보다 선제적인 사업재편을 통해 불필요한 군살을 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업계가 저유가로 수익이 증가한 덕분에 사업재편이 지지부진한 것에 대해 공급과잉품목을 중심으로 즉각적인 사업재편에 나서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이날 석유화학업계는 자체 컨설팅 보고서를 공개하고 33개 주요 품목 가운데 4개 품목에서 공급과잉이 나타났고 밝혔다. 4개 품목은 TPA, 폴리스티렌(PS), 합성고무(BR, SBR), 폴리염화비닐(PVC) 등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폴리에스터섬유와 페트병의 원료인 TPA는 단기간에 설비 조정을 필요하고, 장난감용 플라스틱 소재로 설비 감축과 전환이 진행 중인 PS는 추가 설비 조정이 나서야 한다.
이어 합성고무와 PVC는 추가 증설 없이 고부가 품목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었다. 우리나라 석유화학산업 전체에서 4개 품목 약 12%를 차지하고 있다.
주 장관은 “TPA는 불과 5년 전만하더라도 수출액이 45억달러(약 4조9400억원)에 달할 정도로 대표적인 효자 수출품목이었다”며 “하지만 최근 중국의 자급률이 100% 이상으로 상승한 이후 수출이 70%가량 급감한 대표적인 공급과잉 품목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업계는 조속한 설비 통폐합 등 사업재편에 나서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허수영 석유화학협회장(롯데케미칼 사장) 등 업계 관계자는 “이번 컨설팅은 개별 업체의 관점이 아닌 산업 전체적인 관점에서 업계 현황을 진단하고 나아갈 방향을 조망하는 유익한 계기가 됐다”며 “업계의 지혜를 모아 공급과잉품목들의 설비조정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유가 상황에 안주해 원가 절감과 효율 개선 노력이 약화되지 않도록 마른 수건도 다시 짜는 자세로 임할 것”이라며 “범용제품에서 벗어나 기능성 화학소재와 고부가 정밀 화학제품 육성을 위해 기술개발과 설비 투자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문가 의견, 컨설팅 보고서, 업계 의견 등을 참고해 오는 30일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