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1)의 운명이 오늘 결정된다. 최고경영자의 구속이 결정된다면 연매출 90조원에 이르는 재계순위 5위 대기업이 어떻게 경영 위기를 극복할지 주목된다.
롯데그룹 경영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신동빈 회장의 구속영장을 지난 26일 청구한 가운데 오늘 오전 10시 30분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된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이 신 회장에게 적용한 혐의는 500억원대 횡령과 1250억원대 배임 등이다.
신 회장은 일본 롯데 계열사의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린 뒤 별다른 역할없이 거액의 급여를 받은 부분에서 횡령 혐의를 적용받았다. '부당 지급 급여'는 신동주(62)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 400억원대, 신격호 총괄회장(94)의 세번째 부인 서미경(57)씨와 그의 딸 신유미(33) 씨 등에 100억원대 등 총 500억원대로 파악된다.
다만 탈세와 비자금 조성 등 이번 수사의 핵심 사안으로 거론됐던 △롯데케미칼 270억원대 소송 사기 △200억원대 통행세 비자금 △롯데건설의 300억원대 비자금 조성 등은 신 회장이 주도했다는 마땅한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신 회장은 앞서 20일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각종 횡령·배임 혐의를 대체로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의 사법처리 결과에 따라 롯데의 셈법도 복잡해진다. 만약 신 회장이 구속이 될 경우 그룹 최고경영자의 공백이 롯데로서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그간 롯데는 호텔롯데의 상장 추진으로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완공 및 면세점 특허 재승인을 위해서 힘을 쏟고 있었다. 최고경영자의 공백은 이 모든 사업을 힘든 처지에 놓이게 한다.
또 일각에서 제기되는 일본인 주주의 경영권 장악도 거슬리는 부분이다. 신 회장의 리더십이 아직까지는 크게 작용하고 있지만 공백에 따라 일본 롯데홀딩스의 임원들이 경영권을 더 크게 휘두를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문제에 관해 27일 일본 복수의 언론도 다양한 의견을 쏟았다.
산케이신문의 경우 신 회장의 구속영장 청구에 따라 롯데홀딩스에 행사하는 오너가의 구심력이 더 저하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앞으로의 수사 방향에 따라 일본 내 과자와 외식사업 등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도 나빠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이니치신문 역시 신 회장의 경영 공백에 따라 롯데그룹이 큰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신 회장이 구속 되더라도 신 전 부회장의 경영권 탈환 가능성은 낮으며, 롯데홀딩스의 츠쿠다 타카유키 등 임원들도 롯데가 한국과 일본에 걸친 거대 기업인 만큼 창업가 이외에 경영권을 행사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신 회장의 주요 혐의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까지 거론된 다양한 혐의는 사실상 신 총괄회장의 주도 없이는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거대 기업의 총수인 만큼 도주의 가능성이 없고 이미 출국 금지조치가 내려져 영장기각의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한편 검찰은 일본에 체류하며 소환이 불응해온 서미경씨를 대면조사 없이 재판에 넘겼다. 롯데 총수 일가 가운데 재판에 넘겨진 인사로는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에 이어 두번째다.
신 이사장은 70억원대 횡령·뒷돈 수수 혐의로 지난 7월 구속기소됐으며 서씨는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롯데홀딩스 지분을 증여받는 과정에서 수천억원의 증여세를 탈루한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