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홍콩 금융시장에서 서구 은행권들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일본은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인력을 30% 줄일 예정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같은 감원계획 탓에 서구 투자은행들의 아시아 지역 거점 역할을 해온 홍콩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 직원 200여명 만을 남겨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선데이모닝포스트는 내부소식통을 인용해 골드만삭스는 앞서 글로벌 마켓 부서에서 단행했던 인원 감축에 이어 홍콩에 있는 투자은행 부서에서 인원 감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정확한 감축의 시기와 규모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모건스탠리 등과 같은 서구의 투자은행들은 예전에는 홍콩에서 이뤄지는 기업공개(IPO)를 도맡아 해왔었다. 그러나 최근 IPO의 수가 줄어든 데다 중국 본토의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까지 더해져 수익은 줄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 금융불안과 전세계적 경기둔화 등은 이들 투자은행에 더 큰 부담을 줬다.
아시아지역의 올해 IPO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29% 줄었다고 블룸버그는 24일 전했다. 이 부문에서 골드만삭스의 순위는 지난해 2위에서 11위까지 추락했다. 올해 홍콩증시의 10대 IPO 가운데 7건을 중국 증권사가 주도했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올해 2분기 골드만삭스의 수익은 17억 9000억 달러로 11%나 떨어졌다.
점점 더 많은 중국본토의 기업들이 홍콩에서 상장할 경우 본토의 투자은행을 이용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서구은행들의 입지도 축소돼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감원은) 예상했던 일이지만, 직원 축소의 규모가 다소 커서 놀랐다"고 헤드헌팅 기업인 배론 앤 코(Baron & Co)의 디렉텅인 제리 창은 SCMP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