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한국방송공사(KBS)가 경주 지진 재난방송 관련 신속, 정확하지 못했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은 가운데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KBS 재난방송센터를 방문, 대응체계 점검에 나섰다.
22일 방통위는 최 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KBS 재난방송센터를 방문해 재난방송 실시 현황을 살펴보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해 신속·정확한 재난방송이 될 수 있도록 재난방송 대응체계 등을 살펴봤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경주 지역 지진 발생으로 국민들이 불안과 혼란이 가중되고 있으므로 지진 발생 시 재난방송 매뉴얼에 따라 대응할 수 있도록 평소 준비와 훈련에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방통위는 최 위원장의 KBS 재난방송센터 방문을 알리면서도 지진 관련 비판 여론을 의식한 행보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진, 홍수 등의 재난발생 이후 수시로 방문이 있어왔다. 이번 방문도 통상적 방문으로 경주 지진 이후 재난방송 시스템이 잘 돌아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함께 '방송통신발전 기본법'에 따라 재난 관련 주관 방송사를 지정, 관리하고 있다. 제30조의 2에서는 미래부 장관 및 방통위는 KBS를 재난방송 주관사로 지정하고 있으며 KBS는 재난상황에 관한 업무를 소관하는 중앙행정기관의 장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 등에게 재난상황과 관련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토록 명시하고 있다.
KBS는 경주 지진 발생 12일 이후부터 재난방송을 시작했으나 재난보도를 제때 내보지 않았다는 지적과 함께 비판을 받았다. KBS 1TV는 1차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시사교양 프로그램인 '우리말 겨루기'를 방송한 데 이어 이날 8시 25분부터 연속극 '별난 가족'을 그대로 내보낸 것이다.
방통위도 지진 발생 당시 방통위가 구축한 지진 자막송출시스템이 먹통이 되는 등의 문제가 노출되기도 했다. 지진 자막송출시스템은 지진 발생 시 각 방송사가 기상청에서 받은 재난 문구를 별도 자막처리 없이 '확인' 버튼만 눌러 TV화면에 내보내는 것으로, 송출 소요 시간은 10초 이내나 최대 18분 후에나 작동한다.
지난 12일 7시 45분 첫 지진 시에 MBC의 경우는 18분, SBS는 15분, JTBC 14분, EBS 8분, TV조선과 채널A 7분, YTN 6분, 연합뉴스 5분, MBN 3분, KBS 2분 늦게 자막송출시스템이 작동했다.
방통위는 "지진 자막송출시스템은 방송사가 '확인' 버튼을 누르는 등 방송 결정이 있어야 실제 방송이 되는 구조로, 앞으로 방송사의 매뉴얼 보강, 지속적인 교육 등을 통해 방송사가 시스템으로 전달된 지진 정보를 신속히 방송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