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신용등급 AA-에 자산 4조원 이상인 대형 캐피탈사들은 최근 몸집을 불리면서 부채가 늘었지만, 이를 상환할 현금 여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권대정 한신평 연구원은 "KB, JB우리, 하나, 산은, IBK, BNK, 신한캐피탈 등 7개 캐피탈사의 재무위험을 분석한 결과 위험관리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에 따라 향후 등급이 하향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캐피탈사가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유동성은 2조3000억원으로, 3개월 내 만기도래 차입부채 4조7000억원의 48%에 불과하다"며 "자금조달이 중단되면 3개월 내 만기인 차입부채 중 절반의 상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나, 산은, IBK, BNK, 신한캐피탈의 자산은 4조원대다.
권 연구원은 "신용등급 A~A+인 NH농협, 메리츠, 한국투자캐피탈 등 중형사에 대해서는 사업 안정성이 취약할 수 있다"며 "최근 자산이 급증한 중형 캐피탈사는 기업대출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 영업을 집중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기업대출과 PF 등은 취급이 용이하고 빠른 영업확대가 손쉬운 자산이지만 빠른 자산증가는 부실을 동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캐피탈 업계는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캐피탈사는 여전업감독규정 제8조에 따라 원화유동성 부채에 대한 원화유동성자산 비율 100% 이상을 준수하고 있어 유동성 대응 능력에 문제가 없다"며 "감독규정상 유동성 경영지도비율에 따라 영업현금유입 포함시 유동성 대응 능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영업회수자금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면서 영업 성장세가 감소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