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인가수 김아주 [사진=A&T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처음 마주했지만, 낯설지 않았다. 보기만 해도 포근했고 따뜻했다. 누군가에게 항상 처음은 설레듯, 그 역시 그랬다. 생글생글 웃으며“이렇게 인터뷰를 하는 건 처음이에요”라며 미소 지어 보이던 그에게 느꼈던 첫 느낌, 신인 가수 김아주 이야기다.
김아주의 이름은 생소했지만 그가 음악을 하고 싶었던 꿈을 꾼 건 어렸을 적부터였다.
그렇다. 김아주의 시작은 ‘뮤지컬 배우’였다. 그리고 뮤지컬을 하게 된 건 우연의 연속이 있었다.
“어렸을 적부터 음악을 좋아하고 가수가 되겠다고 노력은 했지만 정말 아무나 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중학교 때는 댄스부에서도 활동하고 고등학교 때는 연극부에서 연기를 하기도 했죠. 제가 좋아하는 노래와 춤, 무대를 생각해보면 뮤지컬이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마침 제게 뮤지컬이라는 꿈이 생겼고, 그게 제게 굉장히 크게 다가왔어요. 정말 운명이 되려고 했던건지 그렇게 고민하고 있던 찰나에 우연히 저희 어머니께서 설거지를 하시다가 ‘우리 딸도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살면 좋겠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제가 그랬죠. 어머니께 ‘나 뮤지컬이 하고 싶어!’라고요.”
우연으로 보이겠지만, 그때 만약 자신의 친구가 ‘뮤지컬 하고싶다’라고 하지 않았거나, 혹은 어머니께서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면 좋겠다’라고 하지 않으셨다면. 이 모든 건 김아주에게 뮤지컬을 시작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을지 모른다.
대구에서 나고 자란 김아주는 그곳에 몇 있지 않은 연습실에서 뮤지컬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늘 도전과 용기를 마음에 품고 달려갔던 그는 “나는 뮤지컬 배우가 꼭 되겠다”는 생각으로 달리고 또 달렸다. 그래서 경영학과 진학이 목표였던 소녀는, 업계에서 알아주는 서울예술대학교로 진학하며 그 곳에서는 주인공이 됐다. 그렇게 꿈을 키워가던 2007년, 프랑스 뮤지컬 ‘찬스’ 초연에서 250대 1을 뚫고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로 케이트 역으로 낙점 돼 데뷔했다. 그 뒤 ‘스펠링비’ ‘명성황후’ ‘라디오스타’ ‘금발이 너무해’ 등의 작품에서 주-조연을 맡으며 뮤지컬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2012년 ‘new 사랑은 비를 타고’의 여주인공으로 캐스팅 돼 빼어난 가창력과 연기력으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신인가수 김아주 [사진=A&T엔터테인먼트 제공]
뮤지컬계에서 인정받는 배우로 자리 잡았지만, 그의 마음 한 구석엔 늘 가수가 되고 싶었던 마음이 자리했다. 그리고 3년간 뮤지컬 배우에서 싱어송라이터로 거듭나기 위해 앨범 작업에 몰두했던 그는 마침내 지난 7월 자신이 직접 작사 작곡한 첫 번째 정규앨범 ‘Veryous(베리어스)’를 세상에 내놨다.
“‘Veryous’는 제 마음을 담은 앨범이라 애착이 커요. 하지만, 뮤지컬만 수년간 하다가 녹음이라는 시스템에 적응하기 위해 ‘김아주’답게 하지는 못했던 앨범이라 조금은 아쉬운 점이 있어요. 그래도 23일 콘서트에서는 저의 모든 걸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오롯이 혼자 만든 앨범이에요. 쉽지는 않았지만 정말 벅찬 작업 과정이었죠. 뮤지컬 데뷔 때도 그랬죠. 지금 생각해보면 어린 나이에 어떻게 그런 용기가 났을까 하고 신기하기도 하죠.(웃음) 결국 중요한 건 용기였던 것 같아요. 그땐 정말 아무것도 몰랐고 오직 패기 하나만 믿고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오히려 그때의 마음으로 다시 하고 싶은 생각이죠.(웃음)”
김아주의 첫 정규앨범 ‘Veryous’는 12곡 중 9곡이 직접 작곡을 했으며, 작사는 모든 트랙에 참여했다. 뮤지컬만 해오던 김아주에게 가수 도전은 힘들었을 터. 그럼에도 자신을 믿고 꿈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리고 가수를 넘어 싱어송라이터로 첫 걸음을 힘차게 내디뎠다. 이는 뮤지컬과는 다르게 가수로서의 경험은 적은 편이었던 그가, 대학원 석사 졸업 후 현재 경희대 응용예술학과에서 보컬 전공 박사 과정을 이어가며, 깊이 있게 음악에 대해 공부하는 열정을 보이고 있다. 그게 바로 싱어송라이터로의 또 다른 도전을 이어갈 수 있는 비결이라며 교수님께 감사함을 전하기도 했다.
김아주는 늘 진지한 듯 하면서, 또 이야기를 이어가는 도중 편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친구 같은 매력이 넘친다. 그의 진짜 성격이 궁금했다.
“평소엔 굉장히 밝지만 비전과 꿈을 이야기할 땐 저도 모르게 심각해지더라고요. 하하하. 어릴 때 부터 꿈에 대한 열망이 강했어요. 열정이나 꿈, 이런 것들을 이야기할 땐 유독 그랬죠. 제게 뮤지컬을 먼저 이야기해준 친구에게 정말 고맙다고 했어요. 그 친구 아니었으면 저는 이 길을 시작하지 못했을 테니까요. 그렇게 제 인생에는 작은 말들이 터닝포인트가 되기도 해요. 일상에서 어떤 교훈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합니다. 확 꽂히는 말들이 있거든요. (웃음)”
가수로 첫 발을 디딘 그에게 롤모델을 묻자 그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이적 선배님이요”라고 답했다.
“저는 여자 이적이 되고 싶어요. 제 생애 가장 열광했던 분도 이적 선배님이었죠. 그 분의 공연은 장악력이 있어요.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도 이적 선배님을 닮고 싶다는 생각에 노력했어요. 이적 선배님의 음악은 가사도 너무 좋고, 작곡 실력도 뛰어나시잖아요. 노래 잘하시는 건 당연하고요.(웃음) 다음엔 꼭 이적 선배님과 함께 작업해보고 싶어요. 그런 날이 온다면 너무 설레고 행복할 것 같아요.(웃음)”

신인가수 김아주 [사진=A&T엔터테인먼트 제공]
뮤지컬 배우로, 또 가수로서도 어느 하나 놓치지 않고 열심히 하고 싶은 게 김아주의 꿈이다. 화려하진 않지만 꾸준한 싱어송라이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번 앨범은 그에게 포기하지 않으면 못할 게 없다는 어렵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것들을 깨닫게 해줬다. 그래서 그는 계속해서 자신의 꿈을 이어가겠다는 용기를 다졌다.
“과거엔 노래를 정말 잘하고 싶었어요. 그러다보니 온전히 즐기지 못한 게 있더라고요. 연습도 잘하려고만 해서 즐기면서 하진 못했죠. 그러다 문득 그런 욕심들을 내려놓으니 더 잘되고 재밌더라고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처음엔 좀 어려웠지만 지금은 너무 즐거워요. 그 마음을 가지고 나니까 또 다른 용기가 생기고, 또 다른 목표가 생겼어요. 제가 이렇게 작곡을 할 줄도, 또 앨범을 낼 줄도 몰랐거든요. 저라고 멈추라는 법은 없잖아요. 제 주변 친구들 역시 조금이라도 자기 발전을 하려는 친구들이 정말 많아요. 그 모습을 보면 저도 자극이 많이 되죠. 뭐든지 완벽할 순 없으니 재미있게 하고 싶어요. 늘 준비가 돼서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는데, 이제는 가까운 곳에서 많은 분들과 소통하는 싱어송라이터가 되고 싶어요. 9월 23일, 홍대 브이홀에서 제 개인 단독 공연이 있어요. 그날 저 혼자 90여분의 시간을 채워야 하는데 걱정도 되지만 제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궁금하기도 해요. 그날 제가 어느 정도 할 수 있는지 많이 오셔서 지켜봐주세요. 아마 그날은 제 인생의 또 다른 출발점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웃음)”
사실 그의 이야기를 다 담아내기엔 이 공간이 작고 작을 뿐이다. 인터뷰 내내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던 그와 함께하면서, 본인 역시 잊고 지내던 꿈을 다시 생각나게 했던 고마운 시간이었다. 그 역시 “저는 이런 꿈 이야기를 할 때마다 정말 가슴이 울렁거리고 벅차요. 너무 행복해요”라며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환하게 웃었다.
화려하진 않아도, 꾸준히 천천히 자신의 날개짓을 멈추지 않는 신인가수 김아주. 그의 앞으로가 더욱 궁금해진다.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고 싶어요. 이렇게 어릴적 꿈을 쫓아가고 있네요. 제가 가진 재능을 마음껏 표출하면서 살고 싶어요. 지켜봐주시고 많이 찾아주시고 관심 가져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