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수사 ‘종착역’… 신동빈 공백과 경영권분쟁 향배는?

2016-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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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7일 오전 서울아산병원장례식장에 마련된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뒤 장례식장을 나서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검찰이 20일 오전 신동빈 (61)롯데그룹 회장의 출석을 통보하면서 사실상 롯데그룹 비리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다만 수사 결과에 따라 총수자리의 공백 우려도 있어 경영권 분쟁의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19일 검찰 등에 따르면 신 회장이 받고 있는 혐의는 크게 3가지다. 거액의 비자금 조성과 배임, 그리고 부당급여 취득 등이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에서 발생한 손실을 다른 계열사에 떠넘기거나 자산을 특정 계열사로 헐값에 이전시켰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그 예로 △중국 홈쇼핑업체 럭키파이 등 해외 기업 부실 인수 △호텔롯데의 롯데제주·부여리조트 저가 인수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 과정에서의 부당 지원 △ 롯데시네마 등 계열사를 통한 친인척 기업 일감 몰아주기 등이 거론된다.

아울러 롯데건설이 최근 10년간 3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하는 과정에 신 회장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검찰은 신 회장이 일본 롯데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별다른 역할 없이 매년 100억원대 급여를 수령한 점에 대해서도 횡령 혐의가 있는지 검토 중이다.

검찰이 파악한 신 회장의 전체 횡령·배임 혐의 액수는 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음에 따라 앞으로 신병처리 과정과 경영권의 향배도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현재까지 확인된 혐의 내용에 비춰 구속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만약 신 회장이 구속된다면 경영 공백에 따른 일본 내 비상경영 체제의 전환도 점쳐진다. 전문경영인 중 신동빈 회장의 공백을 메울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그룹 2인자였던 고(故) 이인원 부회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은 모두 검찰에 구속되거나 소환된 상태다.

롯데그룹은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가 사실상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19%를 롯데홀딩스가 쥐고 있다.

이 때문에 상황에 따라 일본인이 롯데그룹의 경영전반을 쥐게될 수도 있다. 홀딩스의 지분 구조 상 롯데 오너가의 지배력이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다. 실제 홀딩스의 주요 주주와 지분율은 △ 광윤사(고준샤·光潤社, 28.1%) △종업원지주회(27.8%) △그린서비스·미도리상사 등 관계사(20.1%) △임원 지주회(6%) △투자회사 LSI(롯데스트레티지인베스트먼트, 10.7%) △신격호 오너가(10% 안팎) 등으로 알려졌다.

LSI는 롯데홀딩스와 상호출자 관계로 의결권이 없다. 이를 제외하면 광윤사(28.1%)와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 및 임원지주회(20.1+6%)가 3분의 1씩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다.

신씨 오너 일가는 10%안팎의 지분율에 가족회사인 광윤사를 더해도 40%를 넘지 못한다. 만약 종업원지주회와 임원지주회 등이 등을 돌리면 오너가 외 다른 조직이 롯데의 경영권을 차지할 수도 있다.

롯데 관계자는 "지금까지 롯데가 신 회장의 역량과 신뢰를 바탕으로 유지해 온 만큼, 만약 회장께서 구속이 되시면 위기가 클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최악의 상황에서 일본롯데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있지만 아직까지 그런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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