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본격적인 대선 정국을 앞둔 이번 추석의 밥상 민심은 전반적으로 어두웠다는 평가다. 추석 연휴 직전 발생한 경북 경주의 지진과 북한의 5차 핵실험 등은 물론 여전히 어려운 민생 경제 상황 탓이었다.
연휴 기간 각 대선 주자들도 분주한 연휴를 보냈다. 하지만 팍팍해진 민심이 어디로 향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선거 전 해의 추석은 대선 초반 여론의 바로미터가 된다.
김성원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5차 핵실험과 9.12 지진, 그리고 여전히 어려운 민생경제 때문에 온통 어수선하기만 할 뿐 명절분위기를 좀처럼 느끼기 어렵다는 분들이 많아 마음이 아팠다"고 밝혔다.
이어 김 대변인은 "정치권 모두가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고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안정시키기 위해 힘을 하나로 모으라는 국민의 엄한 목소리는 정치권을 향한 숭고한 명령이었다"면서 "안보와 안전, 민생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윤관석 수석대변인 역시 "이번 추석 밥상은 어렵게 모인 가족친지들이 한가위 보름달을 편안하게 바라보기보다 민생과 안전 등 서로에 대한 걱정을 나누고 위로하기에 바쁜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윤 수석대변인은 "지금 국민을 더욱 걱정스럽게 하는 것은 바로 정부"라며 "지난 총선에서 국민들은 여소야대로 그렇게 경고했지만 박근혜 정부는 협치가 아닌 불통의 국정운영을 여전히 계속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민심이 얼어붙으며 내년 대선에 대한 전망 역시 안갯속이다. 무엇보다도 '대세론'을 형성한 대권 주자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합종연횡'은 불보듯 뻔하다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특히 유력한 대권 주자로 꼽히는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은 이번 연휴 기간 중 방미중이던 정세균 국회의장과 만나 "내년 1월 초중순 귀국하겠다"고 밝히며 대권 행보를 시사했다. 지지도 면에서 선두를 달리는 반 사무총장이 대권 경쟁에 합류하게 될 경우 여권 내 대선주자들 간 움직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여권의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야권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 등 이른바 '대권 잠룡'들은 추석 연휴기간 중 대부분 지역을 돌며 민생을 점검하거나 대선 정국을 위한 정책 준비 등에 매진했다.
제3지대의 중도세력의 움직임도 점차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이재오 전 의원이 창당을 추진중인 '늘푸른한국당'은 '새 한국의 비전'이라는 싱크탱크를 만든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과 손잡을 확률이 크다. 여기에 야권의 중도성향 인사인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안철수 전 대표 등이 합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종인 전 더민주 대표를 중심으로 한 '야권 연대론' 등 정계개편 시나리오도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어느 것도 아직 명확하지 않다. 김영우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대선 주자들을 가리켜 "정작 국민들은 누구에게도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은 듯 하다"면서 "명절 기간에 찾아뵙고 인사드렸던 지역의 원로분들도 이번 대선에 대해서는 그저 걱정을 할 뿐 특정인 누구에게 거는 기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시대정신 운운하기 전에 정치권이 해야 할 기본이 있을 것이고 정부도 마찬가지"라며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기본에 충실해야 국가리모델링도 가능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