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최근 미국의 경제 평가와 금리인상을 두고 연준 정책위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내주 정례회의를 앞두고 나온 연준 고위 관계자의 마지막 공식 발언은 금리동결을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어졌다.
현지시간 12일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를 비롯한 연준 정책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에 못 미치고 실업률도 최근 수개월 간 계속 정체 상태에 머물고 있는 만큼 급하게 금리인상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9일에는 올해 정책회의 의결권을 가지고 있는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가 금리인상을 뒷받침하는 발언을 내놓은 뒤 미국 증시는 2% 이상 급락했다.
이후 시장의 관심은 대표적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의 12일 발언에 집중됐다. 만약 그가 매파적 발언을 내놓는다면 이는 연준이 시장을 금리인상으로 가이드하겠다는 의지로 풀이할 수 있다고 분석됐다.
그러나 12일 브레이너드 이사는 기준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며 금리동결 쪽으로 무게를 실었다.
그는 금리 결정에는 다양한 요소를 반영해야 한다고 말하며,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치를 하회하고 있고 고용시장이 강세라고 하지만 기대하던 물가 상승 효과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 금융시장에는 안도감이 퍼지면서 미국 증시는 간밤 1% 이상 큰 폭 반등했다. 연방기금 선물시장은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15%로 한층 더 낮추었다.
파이낸셜타임즈의 사전조사에 따르면 85%가 넘는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달 금리동결을 예상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9월 금리인상이 여전히 살아있는 불씨라는 의견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신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라인 CEO는 지난주 금리인상이 임박했다며, 연준이 금리인상을 단행함으로써 시장에 휘둘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밝혔다.
금리인상을 단행하라는 외부적 압박도 높아지고 있다.
은행들이 저금리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토로하는 상황에서 12일 제임스 다이몬 JP모간 회장은 “이제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때”라며 “0.25%p 인상은 큰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는 12일 오바마 대통령이 원하기 때문에 연준이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지시간 20~21일 통화정책까지 일주일여 동안 재닛 옐런 총재는 이달 금리인상에 대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위원들 사이에서 의견을 조율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일부 지역 연준 총재들은 고용시장이 금융위기에서 거의 회복됐고 대외 악재로 인한 위험도 완화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제 금리를 올려야 할 때라고 말한다.
그러나 다른 이들은 좀 더 기다리자는 입장이다. 이들은 연내 금리인상을 예상하면서도 굳이 9월일 필요가 없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실업률이 정체되어 있고 경제 성장률도 낮은 수준이라 금리 인상이 자칫 기존의 회복세마저 위협할 수 있다고 말한다.
9월이 아니라면 연말까지 11월과 12월 두 차례 통화정책 회의가 남았는데, 11월 1~2일 회의에서는 대선까지 일주일을 남겨놓은 상황이라 통화정책이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선물시장은 12월 13~14일 통화정책에서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현재 57%로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