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아이클릭아트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2016년 미국대선에서 가장 쟁점으로 떠오른 문제 중 하나는 바로 '빈부격차'다. 변방의 정치인이었던 버니 샌더스는 "상위 10%가 하위 90%의 부를 모두 갖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러한 상황을 바꿔야한다고 주장했고, 수많은 미국 대중들의 지지를 얻었다. 샌더스의 부상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인 미국이 빈부격차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외신들은 분석한 바 있다.
최근 민간 싱크탱크인 어반 인스티튜드(Urban Institute:이하 UI)가 발표한 보고서는 미국의 빈곤층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지 드러내고 있다. 미국의 가난한 10대들이 배고픔 때문에 몸을 파는 절박한 상황까지 몰렸다고 UI 보고서를 인용해 영국 일간지인 가디언이 1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같은 결과는 20년전 빌 클린턴의 업적 중 하나로 꼽히는 복지개혁입법안의 유효성과 미국 국회의 예산지출 우선순위, 그리고 느린 임금인상 속도의 영향 등에 대해 되돌아보게 만든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오랫동안 저소득층에 대해서 조사를 해왔고, 특히 극빈곤층 여성이 겪기 쉬운 성적착취에 대해 써보았지만, 이번 연구결과와 같은 현상은 새로운 것이다"라고 보고서 집필진 중 한명인 수잔 팝킨이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팝킨은 “이 문제에 대해서 오랫동안 관심을 기울여 온 나로서도 10대의 성매매가 음식과 연결돼 있으며, 아이들이 이처럼 취약한 구조 안에 놓였다는 사실이 새롭고 충격적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UI가 피딩 아메리카(Feeding America)라는 푸드뱅크 단체와 파트너십을 맺어 추진한 이번 연구는 남성과 여성 두 그룹으로 나누고, 시카고, 로스엔젤레스를 포함한 미국 전역의 빈곤지역 10군데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13세에서 18세의 193명이 연구 대상자로 선정됐고, 이들의 이름은 모두 익명으로 처리했다.
연구결과 드러난 미국 10대 빈곤층의 삶은 처참하다. 아이들은 눈치껏 친구집에 놀러가 밥을 얻어먹기도 하며, 학교 급식을 아껴 집에서 굶고있는 동생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아이들은 음식을 위해서는 몸을 파는 것을 포함한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조사대상인 10개 지역 중 7개 지역에서 10대 소녀들이 낯선 이들과 성관계를 하거나 옷을 벗는 행위 등으로 돈을 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살에 성매매를 위해서 학교를 그만 두는 경우도 있었으며, 일부에서는 성매매를 위해 전단지를 붙이는 어린 소녀들도 있다.
극빈곤층에서는 아이들이 빈번하게 물건을 훔쳤으며, 7살이나 8살에 이미 절도를 저지르기도 했다. 아이들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 마약상의 일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미국은 세계 1위의 경제대국이지만, 10살에서 17살 사이의 청소년들이 음식이 부족한 환경에서 살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290만명의 상황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UI는 이같은 극단적인 상황에 놓인 청소년 빈곤층을 위해 학교차원에서의 무료급식을 늘리고, 청소년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성매매에 빠진 소녀들을 돕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보고서에서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