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의 청와대 회동에서는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국가안보가 중대고비를 맞은 만큼 북핵 대응책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11일 "사실상 준전시상태라는 게 대통령의 인식이고 여야도 신속히 대북 규탄 결의안을 채택하지 않았냐"며 "안보위기 앞에 여야가 따로 없다는 인식하에 북핵 위기를 헤쳐나가는 방안이 주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여야 대표와 회담하는 것은 20대 국회 출범 이후 처음이고, 현 정부 들어 여야 지도부와의 회동은 여덟번째다.
박 대통령은 이번 회동에서 국제사회의 제재 움직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핵실험을 강행한 김정은 정권의 무모함과 예측 불가능성을 강조하면서 안보상황이 엄중한 만큼 정치권의 초당적인 협조와 국민의 단합을 당부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미·중·일·러 등 한반도 주변 4개국 정상들과 연쇄 정상회담을 갖고 사드 배치에 반발하는 주변국 설득에 나서는 동시에 북한 핵·미사일 위협 관련 공조를 다졌다는 요지로 지난 순방 성과를 설명하면서 내부 단결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지난 9일 3개국 순방에서 귀국한 직후 주재한 안보상황 점검회의에서도 "여야 없이 단합된 모습을 보여줘야만 우리 내부 이간을 노리는 북한의 기도를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들과 정치권의 협조와 현실적으로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 긴장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끊임없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대와 같이 대안 없는 정치 공세에서 벗어나 이제는 북한의 공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취할 기본적인 것들을 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이번 북한의 핵실험으로 사드 필요성이 재확인됐다는 논리로 야권에 한반도 사드 배치를 둘러싼 공세를 자제해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동에서는 야당이 강하게 촉구해온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 문제 등 정치적 현안과 함께 당면 현안인 조선·해운업계 구조조정과 민생 문제 등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정기국회가 시작된 만큼 정부가 사활을 걸고 추진해온 노동개혁, 규제개혁 등 국정과제에 대해서도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야당은 법인세 인상과 가계부채 문제, 사드 국회 비준, 누리과정 예산, 세월호 특조위 활동기간 연장, 전기요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을 거론할 것으로 보여 박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