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변화를 거스르지 마라.”
정주환 카카오 부사장은 지난 8일 현대자동차 본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현대차 MDC(마켓-드리븐 컴패니)’ 특강에 연사로 참석해 현대차도 완성차 업체와 O2O(온라인 투 오프라인) 업체간 협업이라는 큰 추세를 함께 할 것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그는 카카오가 추진하고 있는 카카오택시, 카카오내비 등의 사업에서 현대차와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문이 많지만 현대차는 아직까지 타 회사와의 협렵에는 소극적이라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도 모빌리티 서비스를 직접할 수도 있지만, 수요자를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측면에서 취약점이 있으니 한국에서는 카카오와 협력이 좋다”는 것이다.
정 부사장은 “완성차 업체를 큰 틀에서 경쟁자가 아니라 파트너로 보고 있다”면서 “우버와 중국의 디디추싱 등 글로벌 O2O 기업들은 도요타 등과 협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 자율주행 뿐 아니라 함께 해나갈 수 있는 게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전에 다음(DAUM) 지도 서비스는 현대엠엔소프트와 제휴를 했었는데, 김기사를 인수하면서 중단했다. 큰 그림에서 같이 협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현대차는 국내외에서 크게 성장하고 있는 카셰어링과 카헤일링 산업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우버 연구진이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방문한 것이 그 예다. 남양연구소 내에서는 지난 7월부터 아이오닉 자율주행 택시를 시범운행하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더불어 현대차그룹의 현대캐피탈은 법인 고객 대상으로 카셰어링을 제공하고 있고, 독일 가스기업 ‘린데’와 투싼 ix35 수소전기차(FCEV) 카셰어링을 하고 있다.
정 부사장은 현대차 중국사업본부 한 직원이 “우버, 디디추싱, 카카오 등 플랫폼 회사의 입지가 더욱 커질텐데, 플랫폼 회사와 협업하면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할까봐 부담된다”고 질문하자 “현대차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겠지만, 변화 흐름을 막을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다른 완성차 업체들은 적극적이다. 그들은 온라인으로 차를 판매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카카오는 사람의 생활 영역 중에서 이동하는 시간을 주목하고 전방위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카카오 택시 △카카오 내비 △카카오 드라이버(대리기사 서비스)가 대표적인 '모빌리티'와 O2O의 결합 서비스며, 버스와 지하철 그리고 주차장 등 중장기적으로는 운송 분야의 대부분 영역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정 부사장은 “카카오는 하루 중 평균 1.8시간에 불과한 이동시간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재작년부터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카카오 특강은 정기적인 외부 전문가 초청 행사의 일환이다"라면서 "현대차가 다양한 분야의 새로운 시각을 통해 시장지향적 회사로 변하려는 노력으로 봐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