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일본 도요타의 최신형 프리우스 하이브리드가 미국에서 저유가로 판매 직격탄을 맞았다.
1990년대 프리우스가 미국에 첫 선을 보였을 때 큰 호응을 얻었다. 당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 환경운동에 앞장서던 연예인들은 앞장서 하이브리드 차를 몰고 다녔다.
실제로 미국에서 프리우스 판매는 8월에 올초 대비 26%나 줄었다. 캘리포니아 최대 도요타 매장에서 프리우스 판매 대수는 지난해 대비 11% 감소했다. 브렌든 해링턴 매장 대표는 “매출 감소는 자동차 때문이 아니다. 휘발유 가격이 1갤런(약 3.8리터)에 3달러에도 못 미치면서 전체 시장이 경트럭과 SUV로 이동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 신차 딜러 위원회의 브라이언 매스 회장은 “휘발유 가격과 하이브리드에 대한 소비자 관심에는 직접적인 연관관계가 있다.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으면 프리우스가 단연 가장 큰 관심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본에서 프리우스는 잘 팔리고 있다. 올해 들어 신형 프리우스과 아쿠아(미국의 프리우스C)는 일본에서 30만4000대가 판매되어 1위에 올랐다. 일본에 비해 미국의 자동차 시장이 훨씬 크지만 미국 판매량은 1/3에 그쳤다.
WSJ은 이처럼 차이가 큰 한 가지 이유는 휘발유에 붙는 유류세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일본의 휘발유 가격은 1갤런에 4.5달러에 달한다.
또한 도요타의 나카이 히사시 기술부장은 “미국과 일본에서 친환경 차에 대한 가치관이 좀 다르다”며 “미국은 운전량이 많기 때문에 큰 차를 원하지만 일본에서 하이브리드는 휘발유 가격과 상관없이 잘 팔린다”고 말했다.
한편 연비 개선과 하이브리드 시스템 비용 감축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도요타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는 2013년 정점을 찍은 뒤 둔화되는 추세다. 도요타뿐 아니라 닛산 전기차 리프 역시 올해 미국에서 판매가 36%나 줄었다. 이 같은 친환경차 판매 둔화세는 올해 4분기 출시를 앞두고 있는 GM의 셰보레 볼트에도 악재라고 WSJ은 지적했다.
그러나 나카이 부장은 미국 정부가 탄소배출 기준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결국 미국인들도 일본 소비자들과 같은 차를 사고 싶어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한편 일본 투자 헤지펀드인 시에나 카니코 캐피탈의 크리스 레들은 도요타는 프리우스의 연비와 하이브리드 차로서 기술적인 면에 훨씬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상대적으로 스타일링에 대한 노력은 적었다고 지적하며 “돈이 있는 사람들은 테슬라를 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