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문화부 정등용 기자]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 야당 단일 청문회로 검증 과정을 보낸 조윤선 전 정무수석이 결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4일 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열린 중국 항저우에서 전자결재를 통해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조경규 환경부 장관 후보자와 김재형 대법관에 대한 임명안을 승인했다.
조윤선 문체부 신임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여러 의혹에 휩싸였다. 연간 5억원에 가까운 생활비 지출을 비롯해 보도 통제 의혹, 장녀의 특혜 채용 의혹, 변호사인 남편의 사건 수임 의혹 등의 논란을 일으켰다. 장관의 인사청문회 때마다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특혜와 재산 비리는 차치하더라도 굳이 조윤선 전 수석이 문체부 장관에 적겪한지 궁굼하다.
문체부는 조윤선 장관이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조예가 깊고 국회의원과 장관, 정무수석비서관 등을 역임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한다고 밝혔다. 또 정부와 국회에서의 폭넓은 경험, 국정에 대한 안목을 토대로 문화예술을 진흥하고 콘텐츠, 관광, 스포츠 등 문화기반 산업을 발전시켜 문화융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화예술에 대한 조예가 깊다고 간조한 것은 문화 분야 서적 두 권을 낸 것과 2년간 한 공연전문잡지에 칼럼을 기고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인 듯 하다. 고작 책 두 권과 관련 잡지에 2년간의 칼럼 기고로 한국 문화계의 수장이 될 만한 자격을 갖췄다고 장담 할 수 있을까? 굳이 김종덕 전 장관과 비교하자면, 그는 문화계에 20년 넘게 몸 담았을 정도로 그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었다.
개각의 근본적인 이유도 궁금하다. 조윤선 장관이 잘 이해한다는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이번 개각이 국론을 통합하거나 국정분위기를 쇄신할 정도의 의미있는 개각도 아니다. 오히려 청문회 과정에서 국론이 분열되고 당사자들에겐 큰 상처를 입었다.
미국은 정부 부처의 수장을 새로 임명할 경우 대통령이 직접 언론을 통해 장관 후보자를 소개하며 국민과 소통한다. 우리 정부는 이번 조윤선 장관 임명 과정에서 국민 여론을 충분히 수렴했는지,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의 의견에 얼마나 귀를 기울였는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