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미주물량 직격탄…글로벌 해운업 ‘설상가상’

2016-09-0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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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항로 점유율 7.8%…월마트 등 소매업체 비상

전문가 “글로벌 시황 암울…한진해운 퇴출은 치명적”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한진해운 사태가 글로벌 해운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예고하고 있다. 벌써부터 미주항로는 물량을 조달하지 못해 소매업체를 시작으로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가뜩이나 블랙프라이데이 등 쇼핑시즌을 앞두고 ‘물량대란’이 현실화 될 조짐도 보이고 있어 잔뜩 긴장하고 있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은 미국 언론들도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일(현지시간)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으로 미국 월마트와 타깃 등 소매업체들이 미국 상무부에 개입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미국 소매산업지도자연합은 상무부와 연방해사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과 관련해 사태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중대한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매산업지도자연합 회원사로는 월마트, 타깃, 베스트바이, 월그린스 등이 있다.

미국은 한진해운에서 수송하는 거래물량의 7.8%를 차지한다. 태평양 횡단에서 발생하는 화물에서 상당수를 한진해운에서 담당하는 셈이다.

미국행 화물은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 직후부터 지연이 시작됐다. 화물을 실은 한진해운 선박은 미국 항만에 출입을 거부당했고, 이미 하역된 화물에 대해서도 후속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부 한진해운 선박은 부산에서 출항이 금지됐고 미국이나 중국, 캐나다, 스페인 등에 갔던 선박들은 되돌려 보내졌다.

일각에서는 한진해운이 6개 해운사가 소속된 해운동맹체 소속이기 때문에 문제는 더 확산될 수 있다는 반응이다. 대형선박 40여척 분량인 컨테이너 54만개 물량이 최대 한달 이상 지연될 가능성도 내놨다.

글로벌 해운업은 설상가상이다. 한진해운 사태가 회복조짐을 보이던 해운업의 판도를 바꿀만한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EU 교역둔화로 금융위기 이전의 6%대 무역증가세가 사실상 무산된 마당에 물량 지연은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치명타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한진해운 사태로 인한 글로벌 해운시장 변화를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미주항로를 단축시키는 파나마 운항의 호재를 아시아 대형선사들에게 빼앗길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양창호 해양수산개발원장은 “지난 6월 컨테이너 1만4000개를 싣는 선박이 통과할 수 있게 파나마운하가 확장돼 세계 해운시장은 추가적인 변화를 맞게 될 것”이라며 “한진해운의 퇴출은 중소형 선박 중심의 아시아 해운시장의 수익성 하락을 가져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양 원장은 이어 “해운동맹이 부산항에 계속 기항할 수 있게 하는 강력한 유인책이 필요하다. 중국이나 일본선사들이 뭉쳐 환적화물을 자국으로 옮겨가는 사태를 차단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며 “화주들도 현대상선 등 국적선사를 이용하도록 해야 한다. 국가적 피해를 줄이려면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화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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