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1일 부동산 특혜 등 비위 의혹에 휩싸인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를 낙마 대상으로 지목하고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두 당 내부에선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경우 사실상 대응 수단이 없다는 점에서 임명 후 해임건의안을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는 제기된 의혹에 “송구하다”며 몸을 낮췄다.
부동산 특혜 의혹은 쟁점은 △88평(290㎡) 고급 아파트 시세 대비 낮은 비용으로 구매 및 농협은행 대출 특혜 △7년간 계약 갱신 없이 같은 금액으로 거주한 전세 특혜 △부동산 특혜에 따른 시세차익 등 크게 세 가지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를 향해 “2001년 농림부와 업무상 연관이 있는 CJ가 건립한 88평짜리 고급 빌라를 분양가보다 2억 원 이상 싸게 샀다”며 “매입금의 98%는 농협에서 금리 1.4∼1.8%로 대출받았다. 당시 평균 시중 대출금리는 8%였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식품 분야 대기업 CJ사의 계열 건설사가 분양한 경기 용인시 88평 고급 빌라의 2000년 분양가는 6억7000만 원이다. 김 후보자는 이 아파트를 4억6000만 원에 매입, 2억1000만 원이나 낮은 가격으로 구입했다.
특히 해당 아파트는 김 후보자의 미국 파견근무 당시 CJ사 명의로 3억 원의 전세 계약을 체결했고 이후 귀국한 2006년 8억7000만 원에 매각해 총 3억7000만 원의 시세 차익을 거뒀다.
또한 같은 지역 8억 원대 93평(307㎡) 아파트에서는 7년간 전세금 1억9000만 원만 주고 거주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농심(農心)과는 너무 동떨어진 특혜”라고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38년간 세 번이나 해외근무를 하다 보니 거주지를 여러 군데 옮겨 다녔다”며 “국민 눈높이로 보면 대단히 부정적으로 비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송구하며, 앞으로 바로잡을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권석창 새누리당 의원은 “큰 평수에 사는 건 농업정책을 담당하는 수장으로선 조금은 적절치 않다고 보인다”면서도 “공직생활 38년간 총재산 9억 원은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는다”고 김 후보자에게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김철민 더민주 의원은 “김 후보자가 농림부 고위공무원 시절, 팔순의 노모가 차상위 의료급여수급자였다”며 도덕성을 문제 삼았다.
김종회 국민의당 의원은 2011년 삼성이 전북 새만금 개발지역에 총 23조 원을 투자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5년 만에 백지화된 점을 거론하며 “당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를 전남으로 옮기는 데 대한 주민의 서운함을 잠재우기 위한 정치적 쇼”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지난주에도 삼성 투자 예정 용지에 다녀왔다”며 “책임지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야권은 이 밖에도 김 후보자가 농촌진흥청장 재직 시절 8700만 원 사적 유용 및 유전자변형농산물(GMO) 상용화 추진 논란에 휩싸인 만큼, 장관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을 향해 “우 수석을 그렇게 구하고 싶다면 김 후보자의 지명을 취소하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