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최근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자살해 잠시 중단됐던 롯데 경영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31일 다시 시작됐다.
검찰의 수사 재개는 이 부회장이 숨진 채 발견된 지난 26일 이후 닷새 만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들의 조사가 끝나는 대로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소환조사가 이뤄질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이날 신격호(94) 총괄회장의 맏딸인 신 이사장을 탈세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신 이사장이 롯데그룹 경영 비리와 연관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나온 것은 처음이다.
신 총괄회장이 2006년 차명 보유하던 일본 롯데홀딩스 주식 6.2%를 신 이사장과 셋째 부인 서미경(57)씨 모녀에게 편법 증여해 6000억원가량을 탈세했다는 의혹과 관련된 건이다.
검찰 관계자는 "신 이사장에게 내달 2일 출석하라고 통보했으나 교도소 진료 문제로 예정보다 일찍 소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신 이사장은 롯데백화점 및 면세점 입점 청탁과 함께 업체 관계자들로부터 35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 등으로 지난달 26일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는 중이다.
또 검찰은 내달 1일 신 전 부회장을 횡령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신 전 부회장은 주요 계열사에 등기이사 등으로 이름을 올려놓고 별다른 역할이 없는 상태에서 거액의 급여를 받아왔다는 의혹이 제기돼왔다.
아울러 지난해 신동빈-신동주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불거진 계열사 간 부당 자산거래, 총수 일가 소유 기업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비자금 조성 및 탈세 등 여러 비리 의혹이 모두 검찰 조사 대상이다.
검찰은 신 이사장과 신 전 부회장의 조사를 진행하면서 신 회장의 소환 일정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현재 일본에 체류 중인 서씨에 대해서도 변호인을 통해 조속히 귀국해 조사받으라고 종용하고 있다. 검찰은 서씨가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강제 입국 등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의 경우 고령에 건강이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해 서면조사 또는 방문조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별도로 검찰은 총수 일가의 비리 의혹과 더불어 이 부회장 부재로 연결고리가 끊긴 롯데그룹 정책본부쪽 수사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는 롯데 비리 전반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정책본부 주요 인사 가운데 황각규(62) 운영실장(사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이봉철(58) 지원실장(부사장)이 참고인 신분으로 각각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 주중 소진세 대외협력단장(사장)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