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포스코 제공]
권 회장은 31일 태국 자동차강판 공장 준공식을 앞두고 방콕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을 열고 “회장 취임 당시 재무건전성 악화로 건전한 방향으로 만들어 달라는 미션을 받았다고 생각했다”면서 “현재까지 2년 반 동안 구조조정 계획을 시행해 60% 이상은 진전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2014년 포스코그룹 차원에서 정리대상 계열사, 매각대상 자산을 149건으로 추려 현재 그 중 64%를 정리했다”면서 “이를 통해 현금 확보 목표치 7조7000억원의 60% 가량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기가 끝날 즈음이면 80% 이상이 끝나고, ‘정리해서 줄이는’ 방향으로 나간 포스코가 ‘앞으로 키워나가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회장은 취임 2년 반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 “기업은 항상 움직이고 성장해야하는데, 그런 측면에서는 제가 CEO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구조조정을 해서 재무건전성 좋아지고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의 바탕을 만드는 CEO로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면서 위안 삼는다”고 전했다.
그는 구조조정 결과 개선된 재무 상황에 대해 “포스코 개별 부채비율이 20% 이하로 내려간 건 창사 이래 최초”라며 “그룹 차원(연결 기준)에서도 창사 이래 최초로 부채비율 80% 이하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권 회장은 “개선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전세계 어느 철강사보다도 포스코가 앞서나가는 기가스틸(알루미늄보다 강도가 3~5배 높은 초고장력강) 같은 미래 먹거리에 투자해나가고 있다”면서 “비철 쪽에서도 리튬, 니켈에 이어 티타늄 고급제품 생산까지 사업을 확대해나가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철강산업 구조조정 방향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권 회장은 “한국은 포스코 설립 이후에 하공정부문 압연업체, 전기로업체 등이 있어 나름대로 역할을 하며 자라왔는데 고로업체(현대제철)가 하나 더 생기는 변수로 인해 공급과잉이 심각한 정도가 됐다”면서 “유럽·일본의 구조조정 사례처럼 고로업체들이 개별 압연업체 등을 흡수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급과잉 극복을 위해 설비 감축 구조조정 못지않게 남들이 못 만드는 제품 싸게 만들어 수출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도 했다.
권 회장은 또한 최근 포스코 열연 제품에 57% 가량의 관세 폭탄을 안긴 미국 정부의 조치에 따른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국에 연 100만t 가량의 열연을 수출하는데 최근 (관세폭탄을) 세게 얻어맞아서 가슴이 상당히 아프다. 포스코 생산량 3600만t 중 100만t은 크게 심각한 수준도 아니고, 매년 국내에 중국산 1400만t 포함, 2300만t씩 들어오는 수입물량을 대체하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