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따라하기는 식상" 중국풍 저택 거부들에 인기

2016-08-2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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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3년간 주목도 높아져"…슈퍼리치들 '신분과시용'도

지난 7월 매물로 나온 중국 쑤저우의 대저택 타오화위엔(도화원)의 가격은 10억위안으로 우리돈으로 1700억원에 달한다. [사진=베이징 소더비 인터내셔날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중국 슈퍼리치들의 부동산 취향이 변화하고 있다. 고속경제발전 속에서 각광을 받았던 서구풍의 저택들의 인기가 사그라들고 대신 전통 중국양식의 집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미국 방송 CNN은 29일(이하 현지시간) 집중 조명했다.

◆ "베이징에서 비싼 집들은 모두 중국풍 저택" 

이같은 경향을 대표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지난 7월 매물로 나왔던 쑤저우의 대저택 타오화위엔(도화원)이다. 무려 방이 32개나 있는 이 집의 가격은 한화로 무려 1700억원 정도이며, 중국에서 가장 비싼 집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타오화위엔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바위정원과 휘어진 기와지붕 등 전통양식을 기반으로 지어진 집이라는 것이다. 

중국 자산시장 연구기관인 차이나 인덱스 아카데미의 써니 류는 "여전히 시장에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서구풍의 고급 빌라지만, 최상위 계층의 거부들 사이에서는 이제 전통양식을 가진 저택들이 점차 인기를 얻고 있다"고 CNN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베이징에서 가장 가격이 비싼 집들은 모두 중국풍으로 지어진 것들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건축양식만 전통적인 것을 도입했을 뿐 오래된 건축물은 여전히 재건축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개발업자들은 베이징의 오래된 거리인 후통의 수백년된 건물들을 헐어내고 옛날 양식을 본딴 정원을 짓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중국의 위대한 도시들의 재건'이라는 책을 펴낸 유타 밸리 대학교의 교수 사무엘 량은 "중국에서는 무조건 새로운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양식은 전통적이더라도, 미국 서부의 사람들과 비슷하게 새로 지은 집을 더 좋다고 생각하다"고 말했다.
 

◆ 공사에 비용 많이 들어…최상위 부자 '신분과시용' 

중국풍의 저택을 선호하는 경향은 최근 2~3년 사이에 나타나고 있다. 대략 15년전만 하더라도 전형적인 호화주택들은 모두 서구식 이름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중국식 명칭이 좀더 많이 사용된다고 CNN은 전했다. 

이같은 중국풍의 저택은 최상위 부유층의 신분과시의 표식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아직까지도 중국의 일반적인 부유층은 서구의 이름을 딴 센트럴 파크, 오렌지 카운티 같은 주택들에 살고 있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중국의 거부들은 일반 부유층 혹은 중산층의 서구 추종주의를 넘어서 자신들의 부를 과시할 수 있는 중국풍 주거시설에 살고자하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풍의 저택을 짓기 위해서는 수작업이 필요한 공정이 더욱 많기 때문에 건축비도 더욱 많이 들기도 한다. 

중국의 고급 소비시장을 겨냥한 웹사이트 '징 데일리'의 편집장인 리즈 플로라 "중국의 최상위 부유층 소비자들은 외국을 많이 돌아다녀 서구의 문물에 대해 익숙해져 있으며, 일부는 프랑스에 성을 소유하고 있기도 하다"면서 "때문에 본국에서는 외국 것을 따라한 것이 아닌 중국만의 특색이 살아있는 집을 가지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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