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신입사원들이 혁신제품 아이디어를 토론하고 있다[사진=LG그룹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어렵다고 사람을 내보내거나 안 뽑으면 안 된다.”
지난 2008년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이렇게 선언했다. 당시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경제위기로 모든 기업들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구 회장의 공격적인 발언에 모두의 이목이 쏠렸다.
단기적인 1등이 아닌, 50년, 100년 동안 지속하는 진정한 1등이 되기 위해서는 인재들과 함께 가야 한다는 믿음을 그룹 전 임직원들에게 심어준 것이다.
이같은 구 회장의 경영철학을 반영해 LG그룹은 경기의 호·불황에 관계없이 매년 대규모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LG그룹은 다음달 1일부터 LG 통합 채용포털 사이트인 ‘LG 커리어스(http://careers.lg.com)’를 통해 대졸 신입 공채를 시작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공채에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실트론, 실리콘웍스, LG화학, LG하우시스, LG생활건강, LG생명과학, LG CNS, LG상사, 서브원 등 12개사가 참여한다.
LG그룹 관계자는 "현재 각 계열사별로 채용 규모를 집계·확정하는 중"이라며 "정확한 채용규모는 미정이나 지난해 수준(2100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그룹은 이번 공채에서 지원자에게 더 많은 입사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최대 3개 회사까지 중복지원이 가능토록 했다.
특히 입사지원서에 공인 어학점수 및 해외연수, 자격증, 수상경력, 인턴, 봉사활동 등 스펙 관련 입력란을 없앴다. 지원자들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채용 상 반드시 필요한 정보가 아니면 받지 않겠다는 취지에서 주민등록번호, 사진, 가족관계, 현주소 등 입력란도 없앴다. LG그룹은 지난 2014년 10대 그룹 가운데 이 제도를 처음 실시했다.
LG그룹은 인성검사인 ‘LG Way Fit Test’와 ‘적성검사’를 통과하면 계열사 및 직무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1차 직무면접과 2차 인성면접을 진행한다. 10월 8일에 그룹 공통 인적성 검사를 실시하며 11월까지 1, 2차 면접을 진행 후 12월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LG그룹은 올해부터 신입사원 교육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안하는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먼저 신입사원 교육 내 이론강의를 최소화하고 육체적 단체활동을 폐지하는 대신 전체 교육과정의 약 40%를 창의적 고객가치를 제안하는 프로그램으로 바꿨다.
LG 신입사원 교육 담당자는 “미래 인재의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창의성"이라며 "회사의 첫 시작인 신입사원 교육부터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다양하게 상상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