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정신대'(1997)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차고 기울기를 반복하는 달처럼 '작품'을 하나의 생명주기를 가진 생명체로 보고, 마치 달을 탐사하듯 예술의 기원과 해석, 생애와 운명의 비밀을 좇는 전시회가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은 과천 30년 특별전 '달은, 차고, 이지러진다'를 내년 2월 12일까지 과천관에서 개최한다. 전관 8개 전시실과 야외조각장에서 펼쳐지는 대규모 전시다.

막달레나 아바카노비치, '안드로진과 수레바퀴'(1988)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전시는 작품 탄생의 시대적 배경부터 제작 유통 소장 활용 보존 소멸 재탄생의 생명주기 그리고 작품의 운명까지 다룬다. 달리 표현하면 작품을 중심축에 두고 발생하는 작가 미술계 미술제도 미술사 관람객 간의 상호작용, 즉 예술의 전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다.
강승완 학예연구1실장은 "작품은 '작가'라는 또 다른 행성의 생명체에 의해 창조돼 외계에서 떠돌다가 미술관에 입성한다"며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작품은 쇠퇴의 과정을 지나 소멸하거나 새롭게 부활하기도 하는 '순환'의 과정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박래현, '노점'(1956)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전시는 크게 본 전시와 개별 프로젝트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해석 1부-확장'은 서로 다른 분야의 작가·기획자·연구자들의 신작을 통해 작품을 둘러싼 다양한 소통 방식을 보여주며, '해석 2부-관계'는 16쌍의 작품들을 일대일로 대조·비교하는 과정에서 관객의 지적 참여를 유도해 각 작품에 대한 창조적인 감상 경험을 제공한다.
이어 '순환 1부-이면'과 '순환 2부-이후'에서는 소장품의 흥미로운 뒷이야기를 비롯해 현대미술의 변화하는 속성을 조명하고, 마지막 본 전시인 '발견'에서는 미술관 수장고에 오랫동안 머물렀던 소장품들을 작가의 현재와 연결시켜 새롭게 구성하는 맥락을 만날 수 있다.

김영진, '잭키의 그네'(2006)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개별 프로젝트인 '기억의 공존'은 아카이브 프로젝트로, 1969년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이 건물을 신축했던 당시의 사회・문화적 배경과 의미를 살펴본다. 또 하나의 개별 프로젝트 '상상의 항해'는 과천관 내·외부 공간을 무대로 '장소'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건축 프로젝트다. 국내외 건축가 30팀이 만들어낸 새로운 미술관의 이미지는 과천관의 현대적 가치가 무엇일지 웅변하고 있다.
전시 기간 동안 어린이, 학생, 성인을 대상으로 계층별 교육 프로그램도 실시된다. 관람료는 무료다. 문의 02-2188-6000

박천강·구보배, '그 성엔 하늘에서 내려오는 숲이 있었어…'(2016)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