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위치한 한 저층 아파트 단지. 주택단지에 둘러싸여 재개발을 해도 부지 확보가 어려운 데다 공항 인근이라 고도 제한이 적용된다. 수익성이 저평가되는 이유다.
24일 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신월동 코아루 1단지 아파트 상위평균가는 3억2750만원이다. 2009년에 지어진 깨끗한 새 건물이지만 지난 1년간 매매가가 전혀 오르지 않았다. 신월동에 소재 아파트 대부분이 같은 상황이다.
반면 목동신시가지에 인접한 신정동과 목동은 지난 6월 이후 확연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목동신시가지 14단지의 경우 55.02㎡아파트 시세가 2달간 6천만원이나 올랐고, 11단지는 51.48㎡가 1억 이상 상승했다.
같은 양천구 내 법정동임에도 신월동 소재 아파트 가격만 유독 정체돼 있는 이유는 재건축 이후 얻을 수 있는 수익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양천구의 빈부격차 문제가 심화될 거란 우려도 나온다. 소득 수준이 중산층 이상인 목동·신정동과 달리, 신월동은 1970년대 서울 외곽지역에 형성된 재개발 이주민 정착지 중 하나다. 양천구가 지난해 주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역사회 만족도 조사에서 빈부격차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는 설문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신월1동에서 공인중개업을 하는 조미옥씨는 “신월동 아파트 가격은 지난 1년간 오히려 2~3천만원까지 하락했다. 가을 이사철이 되어도 신월동 아파트 매매가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 같다"라며 "아파트가 많지도 않은 데다 오래된 주택 단지에 둘러싸여 있어 재개발 혜택을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신월3동 어르신복지센터에서 만난 김만수(82)할머니는 “이 동네 사람들이 박탈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목동 사람들은 재개발 덕을 보지만 가난한 사람은 계속 가난하게 된다”며 손을 내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