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소연(가명.29세)씨는 휴가를 맞아 친한 친구와 이벤트를 보내기 위해 '야놀자'의 바로예약 시스템을 이용했다. 당일 방을 찾은 이 씨는 기존에 공지된 인테리어 사진과 다르다는 점을 알게됐다. 또한 편의용품을 비롯해 욕조시설의 위생상태도 좋지 않았던 것. 이에 이 씨는 모텔측에 항의했지만 다른 이벤트방이 없으니 어쩔수 없다는 대답 뿐이었다. 이벤트를 망쳐버린 이 씨는 고객센터에 수 차례 문의했지만 당일 고객 변심에 의한 환불은 불가하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최근 연이은 무더위에 휴가철이 맞물리면서 숙박앱을 찾는 사용자들이 크게 늘고있다. 하지만 해당 업체의 환불 처리에 대한 사후관리가 미흡해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숙박앱인 야놀자, 여기어때, 데일리호텔 등 O2O(온·오프라인 연계)앱을 이용한 고객들이 숙박 위생상태, 고객센터 불통, 입·퇴실 시간 변경 등에 따른 환불처리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당일날 예약을 신청할 수 있는 야놀자의 바로예약과 여기어때의 당일예약 등이 이용자들을 불러모으는데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7월 야놀자의 바로예약건수는 전년대비 6배 가량 증가했으며, 여기어때는 같은기간 예약 서비스 매출이 85억원에 달하면서 전년대비 431.5% 늘었다.
문제는 당일예약 상품의 경우 일단 결제를 하고 나면 가능한 일부 시간대를 제외하면 취소 및 환불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여기어때는 입실시간 3시간이 넘어가면 환불이 불가능하고, 야놀자도 입실 당일 오전 2시 이후부터는 환불 받을 수 없다고 결제 전 약관에 명시하고 있다.
숙박 업소의 예약 조건이 다르거나 위생 상태가 불량하더라도 시간이 넘어갈 경우에는 환불을 못 받게되는 구조인 셈이다. 그럼에도 여기어때 앱에는 당일예약 환불이 불가한 시간에 버젓이 숙소 예약 상품이 노출돼 있다.
때문에 100% 환불이라는 문구에 따라 덥석 예약을 했다가 변심을 해도 환불을 전혀 받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 밖에 예약된 방과 다른 빈 방을 안내하거나, 실제 방이 없음에도 예약이 이뤄진 후 취소가 되면 환불이 늦어지는 등 소비자들의 피해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해당 업체는 예약 시 취소 규정에 대해 충분히 명시하고 있고, 모호한 환불 규정 명칭과 관련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른 적법한 절차를 밟고 있다는 입장이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부분예약 명칭에 관한 해석에 있어서는 공정위로부터 합법적인 허가를 받았다"면서 "소비자의 단순변심 등으로 급작스런 취소에 따른 제휴 업소측의 피해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공정위 관계자는 "최근 이와 관련한 소비자 민원들이 있어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인 방안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해당 O2O 업계가 단순히 고객 끌어모이는데만 혈안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시장이 확대되는 만큼 소비자 피해예방과 보상시스템에 대한 개선책도 내놓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소비자원의 ‘숙박시설 피해구제 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6년 6월까지 총 1570건의 피해구제 신청이 있었으며 매년 100여 건 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숙박시설 피해구제 접수는 올해 6월 말 기준 230건으로 2015년 같은 기간 178건을 크게 넘어섰으며, 휴가철인 7~8월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피해구제 신청 사유 대부분이 숙박 예약을 취소하는 계약관련 사유로 전체의 83%를 차지한다"면서 "소바들이 계약 조건이나 규정을 살피는 것도 필요하지만, 혼동을 불러일으키는 숙박앱과 제휴점과의 제도적 정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