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17일 취임 후 처음으로 중진 의원과 최고위원이 함께 하는 연석 간담회를 열었다.
'서번트 리더십'을 강조했던 이 대표의 스타일에 맞춰, 회의실 뒷편 배경막에는 '섬기는 머슴, 행복한 국민'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그는 모두발언을 통해 "최고위원회는 당의 주요 당무사항을 결정하는 최고의결기구이자 회의체지만, 중진과 최고위 연석회의는 회의체라기보다는 당무에 관해 고견을 듣는 협의체인만큼 간담회 식으로 진행하겠다"면서 "특별한 사항이 아니고는 모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발언 그대로 그는 중진의원들과 최고위원들의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내내 메모를 하며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저는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에 어느 누구보다도 활짝 문을 열어 다수의 의견을 들을 수 밖에 없다"면서 "그것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중진, 사무처 직원, 일반 국민 모두에게 의지해 제 부족한 점을 채워가려 한다"고도 덧붙였다.
중진 의원들은 대부분 새로운 지도부의 출범을 축하하며, 원활한 소통과 개혁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그러나 개별적인 주문도 이어졌다.
심재철 국회부의장은 이날 "지금 새누리당에 필요한 것은 새누리당 판 '브나로드(민중 속으로) 운동'"이라며 "'우문현답'이라고 하는데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사회에 당면한 문제인 저출산 고령화 특별위원회를 당에서도 만들어 대응했으면 좋겠다"면서 "국회에도 특위가 있지만 여야가 같이 구성되기 때문에 활동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정우택 의원은 "김영란법 시행에 대해 많은 분들이 우려의 시각이 많고, 특히 피해를 보는 산업에 종사하는 분들은 걱정을 많이 하고 계신다"면서 "당에서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피해산업에 대한 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의견을 수렴해 대책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요구했다.
김재경 의원은 "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그만큼 공정성이 담보될 때 누구나 인정한다는 것"이라며 "당 대표께서도 이런 발언을 하셨는데 앞으로도 계속 그런(공정한 인사) 목소리를 내주시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한 "개정된 당헌·당규를 보면 공천관리위원회가 예외 업무 중 하나였던 우선추천지역 제도를 할 일로 분류해 극히 원론으로 부상시켰다"면서 "지난번에 비해 오히려 역행한 것 아닌가"라고도 지적했다.
나경원 의원은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관련 당정 태스크포스(TF)가 출범하는 것으로 아는데 주택용 못지않게 문제가 있는 것이 교육용 전기요금"이라며 "단가를 비교하면 교육용과 일반용이 제일 높고 그 다음이 주택용, 산업용 순인데 아이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용 전기료 인하 문제도 검토해달라"고 촉구했다.
또 나 의원은 광복절을 맞아 독도를 방문한 것을 언급하며 "경비대 발전시설과 해수를 담수화하는 조수시설이 너무나 노후화됐다"면서 "독도를 지키는 경비대의 낙후된 시설을 교체하는데 당 지도부가 관심을 가져달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최고위원들은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감찰 누설의혹에 대한 진상조사, 선거구 관련 대책기구 수립,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비 등을 현안으로 거론했다. 이 대표는 의원들이 제기한 각종 요구에 대해 당내에서 의견 수렴을 거쳐 해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