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운명의 이번주…법정관리 여부 촉각

2016-08-1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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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지연·법정관리 대비 ‘이중 포석’

2분기도 실적 악화…2289억 영업손실

[사진=한진그룹 제공]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한진해운이 유동성 회복 문제에 대해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결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운업계에서는 한진해운이 현대상선처럼 유동성 마련·용선료 조정 협상 등으로 기사회생하는 시나리오와 끝내 운영 자금을 끌어오지 못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로 가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엇갈린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이번 주를 ‘데드라인’으로 보고 있다.

조건부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 종료 시한은 다음달 4일이지만,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절차까지 감안하면 물리적인 시간이 촉박한 상태다.

결국 한진해운의 대주주의 조 회장의 의중이 한진해운의 운명을 결정지을 전망이다. 문제는 지금까지 조 회장의 행보를 봤을 때는 한치 앞으로 내다볼 수가 없다는 점이다.

대신 조 회장은 채권단의 압박에 ㈜한진을 통한 ‘측면 지원’으로 시간을 벌고 있다.

한진그룹에서 육상운송을 담당하고 있는 ㈜한진은 지난 6월 한진해운의 아시아 8개 항로에 대한 영업권을 621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지난달 베트남 탄깡까이멥 터미널 법인 지분 21.33% 전량을 230억원에 매입하는 등 지금까지 한진해운에 총 851억원을 지원했다.

여기에 최근 한진해운의 상징 중 하나로 꼽히는 롱비치터미널의 지분 인수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한진해운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에서 운영하고 있는 롱비치터미널은 연간 300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이상 화물을 취급할 수 있어 미국 서부항만 컨테이너 물동량의 30% 이상을 담당할 정도로 핵심 자산이다.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소위 ‘알짜 자산’만을 골라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진해운의 2분기 실적 악화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한진해운은 올해 2분기에 매출액 1조4322억원, 영업손실 2289억원, 당기순손실 2120억원을 기록했다.

한진해운이 해운업계 성수기를 앞둔 2분기에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3년 이후 3년 만이다.

이런 가운데 조 회장은 상반기 총 41억1808만 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 등기이사로 등재돼 보수 공시 규정을 적용받는 국내 대기업 오너 가운데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한진해운이 용선료와 선박금융 협상을 타결하더라도 내년까지 5000억~7000억원가량 자금이 부족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반면 조 회장은 유상증자 등으로 4000억원 지원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내년까지 회사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1조~1조2000억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국내외 금융권을 통해 빌린 약 5000억원의 선박금융 원금 상환을 유예하고, 용선료를 30%선으로 깎겠다는 계획이다.

희망적인 부분은 최대 선주인 시스팬이 전향적인 자세로 돌아섰다는 소식이다. 한진해운은 시스팬에게 선박 4척을 포함해 1만TEU급 컨테이너선 7척을 빌려 운영 중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육·해·공 물류왕을 꿈꾸는 조양호 회장의 의중에 따라 모든 것이 달려 있다”면서 “그래도 해운업을 쉽게 내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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