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아웅산 수치, 오늘 중국 방문...정상급 예우 '눈길'

2016-08-1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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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까지 4박 5일 일정, 아세안 외 첫 해외 순방지 미국 아닌 중국 선택

미얀마 미트소네 수력발전소, 분쟁종식 등 의제 논의

미얀마의 최고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이 17일부터 21일까지 중국을 방문한다. [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미얀마 최고실권자이자 국가자문역과 외무장관을 맡고 있는 아웅산 수치 여사가 오늘(17일) 중국을 방문한다. 미트소네 수력발전소, 분쟁종식 등에 대해 중국 지도층과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수치 자문역이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초청으로 17일부터 21일까지 4박 5일간 중국을 방문한다고 17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 4월 문민정부 출범 후 수치 자문역의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회원국 외 첫 해외 순방으로 미국이 아닌 중국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됐다. 수치 자문역은 지난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초청을 받고 10월 미국 방문을 앞두고 있다.

중국은 대통령 다음 수준의 '정상급' 예우로 수치 자문역을 '모실' 준비를 마친 상태다. 중국 내권력 서열 2위인 리 총리와 수치 자문역의 회담 일정 등이 이를 잘 보여준다고 신경보(新京報)는 설명했다.

지난 15일 중국 루캉 외교부 대변인은 수치 자문역에 특별 예우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수치 여사는 미얀마의 국정에 깊이 개입하는 대통령 다음의 실권자"라며 "실제 상황에 맞게 걸맞는 대우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월 미얀마 민주화의 지도자인 수치 여사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와 함께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하지만 외국인과 결혼해 대통령이 될 수 없는 수치 여사를 위해 신(新)정부는 권력 서열로 대통령 다음인 국가자문역을 신설했다. 당시 외신은 "아웅산 수치가 사실상 미얀마의 총리"라고 평했다.

수치 자문역과 리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2011년 공사가 중단된 미트소네 수력발전소 문제를 집중 논의할 전망이다.

중국과 미얀마는 2009년 미얀마 카친주 이라와디 강 인근에 세계 15위 규모의 미트소네 수력발전소 건설에 착수했다. 당시 중국은 36억 달러를 투자해 댐을 건설하고 이후 전력을 끌어쓴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2011년 테인 세인 대통령이 프로젝트 추진을 중단했고 지금까지 공사는 재개되지 않고 있다.

중국은 지난 4월 문민정부 출범 직후 파견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통해 이미 관련 문제를 언급한 상태다. 미얀마도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프로젝트 재개 타당성 여부를 검토 중이다.

수치 자문역은 또, 야심차게 추진 중인 '21세기 통합 평화회의(21세기 팡롱)'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협조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 외무부 정치국장은 앞서 "이웃 국가인 중국에 있어 미얀마의 정치적 안정은 중요하다"면서 "수치 자문역이 관련 문제를 논의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수치 자문역은 반세기 이상 지속된 미얀마 민족분쟁 종식을 위해 오는 31일 모든 소수민족 반군과 정치단체가 참여하는 '21세기 팡롱'을 개최한다. '21세기 팡롱'이라는 이름에는 아버지인 아웅산 장군이 소수민족 대표와 독립국가 건설을 위해 체결했던 1947년 '팡롱협정'의 의의를 담았다.

하지만 지난해 미얀마 정부 주도로 진행됐던 평화협정에 15개 반군 중 절반이 서명하지 않은데다 일부 반군이 아직까지 '21세기 팡룽' 참여 여부도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수치 자문역이 일부 반군에 입김이 강한 중국의 협조를 원하고 있다고 미얀마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최근 중국은 전략적 요충지인 미얀마와의 관계 심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야당 유력 정치인 신분의 수치 여사를 초청해 시진핑 주석과 회동하기도 했다.

이에 수치 자문역도 응답하는 모양새다. 지난 4월 첫 외교장관 양자회담 파트너로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을 선택했고 이번에 첫 해외 순방지도 중국을 택했다. 미얀마 정부 관계자는 "이번 방중은 외무부가 제안했고 수치 장관이 최종 결정했다"면서 "미얀마는 이웃국과의 관계를 중시한다"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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