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수익 극대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국내 금융 시장과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가 정반대로 진행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차이나머니는 그동안 호시탐탐 노리고 있던 국내 금융 시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반면 부동산 시장에서는 제주도를 비롯해 서울·수도권까지 투자처를 넓히며 여전히 '큰손'으로서의 위력 과시하고 있다.<관련기사 3면>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들어 국내 금융시장에 차이나머니 유입이 주춤해지고 있다. 현재 매물로 나와있는 ING생명은 중국 기업에 인수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차이나머니에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업종 역시 중국 투자자들의 일방적인 철회가 잦아지면서 손해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표면적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중국과 맺은 계약들이 일방적으로 해지되거나 취소되는 등 피해가 크다고 토로했다.
주식시장에서도 차이나머니 유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중국계 자금의 매도 금액은 4월 1240억원에서 5월 1520억원, 6월 5890억원으로 늘었고, 순매수 금액도 4월 750억원에서 5월 –50억원으로 돌아서더니, 6월 –4100억원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드 배치로 한중 관계 악화와 중국 금융기관의 투자위험관리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중국계 자본의 한국 유입이 불투명해지고 있다”며 “이같은 현상이 계속되면 국내 기업들에게 끼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과 달리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차이나머니의 공습이 거세다. 제주도를 중심으로 투자해왔던 중국의 '큰손'들은 최근 수도권까지 진출했다.
그간 제주도와 강원도 등 일부 지역에 집중됐던 것과 달리 투자처를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투자 유형도 대형 개발사업에서부터 오피스텔, 아파트의 상품별 투자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지난해 외국인 토지보유 현황에 따르면 전년 대비 23.0% 증가한 중국이 일본(15.9%)과 미국(7.6%), 유럽(0.96%) 등을 크게 앞질렀다. 특히 중국인이 보유한 제주도 토지는 2011년 142만㎡에서 2015년 914만㎡로 4년 만에 543.7% 증가했다.
서울에서도 중국인 소유 토지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서울 토지는 274만5132㎡로, 여의도 면적(290만㎡)에 육박했다. 미국(59.7%), 중국(5.9%) 등의 순이지만 증가율을 보면 중국인은 전년 동월 대비 16.5% 늘었고, 미국인은 4.9% 증가에 그쳤다.
서울시에 따르면 중국인이 보유 중인 서울지역 토지는 올해 1분기 현재 3516필지(15만9375㎡)로 작년 말 3192필지(15만3109㎡)와 비교해 10% 증가했다.
이와 관련,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차이나머니의 국내 부동산 시장 공략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며 “최근 중국 정부의 반부패 드라이브로 인해 중국인 자본의 해외 이전이 늘고 있고 여기에 중국의 위안화 약세, 증시 불안, 부동산 시장 거품 등까지 겹쳐 해외 안전자산 투자 심리도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