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지난달부터 유독 테러나 무차별 공격에 관한 기사가 많았다. 잠시나마 유럽여행을 마음에 품었던 기자는 연이은 사고에 다음을 기약하며 계획을 미루었다. 만리타국에서 들려오는 소식만으로도 두려움이 밀려오는데 그곳의 사람들은 일상에서 어떤 공포를 겪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니스 트럭 테러, 성장 신부 참수, 열차 도끼 공격 등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사건으로 유럽 사회는 혼란스럽고 예민해졌다. 적극적인 난민수용 의지를 강조한 독일 메르켈 총리의 지지율은 곤두박질쳤고 프랑스에서도 집권당의 테러대응 무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최근에는 불똥이 무슬림 여성들의 복장으로 옮겨 붙은 모양새다. 독일에서는 무슬림 여성의 전신을 가리는 복장인 부르카 금지를 두고 자유를 침해한다는 측과 대테러 대응책의 일환이라는 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으며, 프랑스에서도 무슬림 여성들의 수영복인 ‘부르키니’ 착용 금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우선 이슬람이라는 특정 종교에 국한해 복장을 규제하는 것은 종교적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차별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그러나 테러로 인한 경계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폭탄 등의 무기를 숨길 수 있는 복장을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며, 부르카가 이슬람의 여성 인권 억압의 대표적인 사례인 만큼 여성 차별적인 관습을 용인하는 것이야 말로 보편적인 인간의 존엄성에 위배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끊임없는 잡음 속에서 테러를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는 요구는 높아지지만 테러를 뿌리뽑을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과연 있는가에 대한 물음은 여전히 남는다.